워낭소리(독립영화)

감동글

워낭소리(독립영화)

현중재 14 112

    

       지난 주에 시간이 있어서 잠시 짬을 내어서 영화를 봤다.
      
영화는 독립 영화이다.
독립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상영이 되어 보기
       가 어려웠는데
      
이 영화는 흥행이 잘 되어 개봉관에서도 상영을한답니다.
       추천하고 싶어서 올려 놓았다 기회가 있으면 한번다녀 오시길...

      
다큐영화인데 소와 인간의 끈끈한 정을 다룬 전형적인 농촌이 배경이었고 40 년을 키운 소를 보내는 아쉬움과 슬픔을 잘 나타낸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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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소의 목게 달린 방울소리라는 뜻이다.

시골도 시골도 그런 시골이.....

꼬불꼬불 산길을 걷는 늙은 소와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보통 소의 수명은 길어야 15~20 년 정도라는데 그 소는 40 년을 할아버지네서

농삿일을 거들고 할아버지의 자가용도 되고 9남매의 공부와 결혼을 시키게 하는

재산 제 1 호의 가족인 것이다.

남들은 쉬운 방법으로 사료를 먹이며 얼른 키워서 육우로 내다 팔지만

할아버지는 그 소가 없어서는 안되는 몸의 일부분.

 

어릴 적에 다리에 장애가 있어서 한쪽 다리가 애기 다리의 굵기만 한

할아버지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밭이나 논에서 일을 하실 때

아예 엎드린 자세로 기어서 농사를 하시고 그 소가 쟁기질도 하고

트럭처럼 운반도 다 하고 눈 뜨면 소와 함께 시작하시고

밤이 되면 소 여물을 주는 것으로 일과를 마치시는 할아버지.

항상 농약을 안 치시는 문제로 할머니랑 많이도 다투시지만 소가 농약 묻은

풀을 먹으면 안된다고 일일이 손으로 풀을 메고 꼴을 베어 소를 주시는

소 사랑이 자식사랑 못지 않으시는 할아버지.

 

소가 음메~~울기만 해도 자다가도 벌떡 소 우리로 달려 가시는 할아버지.

귀는 항상 소를 향해 열려 있으시고 눈도 소를 따라 다니신다.

79세의 연세에도 고된 농사일을 하시며 손이나 발은 부르트고 갈라져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땅에 모든 기를 다 부으시며 소와 함께

아침을 맞고 노을 지는 들판으로 돌아 오시는 할아버지와 소의 실루엣.

딸랑딸랑......

워낭소리는 맑고 청아한데......

소의 나이 40.

사람으로 치면 대체 몇살이나 될까?

무릎은 관절이 안 좋은게 다 보여 절뚝거리며 걸어도

주인의 말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논이며 밭으로 날만 밝으면 나가는

우직하다 못해 미련곰탱이처럼 순종하던 할아버지의 소.

할아버지는 중간에 다른 소를 한마리 사 들이시지만 말을 잘 안 듣고

일도 서툴러 폐타이어를 뒤에 묶어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신다.

코뚜래를 박은 소가 안 할려고 움메~~움메~`

콧김이 씩씩...입에서는 침이 줄줄......

 

늙은 소를 팔아야 한다는 할머니의 성화에 우시장에 소를 팔러가시지만

깡~~말라있고 골반뼈며 등뼈가 툭..툭..불거진 늙은 소를 누가 제 값을 줄까?

너무 야박한 흥정에 화가 난 할아버지는 아침에 타고 나갔던 그 길로

늙은 소와 같이 소달구지를 타고 돌아 오신다.

소만 늙은게 아니라 할아버지도 늙고 꼬부라 들고 햇볕에 찌든 얼굴엔

너무 일을 많이 시켜서 미안한 마음과 더 같이 못 있어 주는 안타까움이 선명했다.

워..워..워...

 

소를 못 팔고 되돌아온 할아버지.

소을 팔러 가기 전에 마지막 만찬이라며 여물을 두배로 많이 줘도

입에도 안대던 늙은 소.

굵은 두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모든 말을 알아 들은걸까?

아무리 먹으라 말을 해도 굳게 다문 입과 흐르는 눈물.

 

외양간에 묶어둔 늙은 소를 영원처럼 바라보시는 그 눈빛엔

하염없는 고마움과 사랑..끝까지 지켜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마지막 나뭇짐을 싣고 돌아오는 늙은 소는 더 이상의 전진은 없을 것 같이

느리게...아주 느리게....한걸음 또 한걸음.....

최선을 다해 삐그덕 거리며 해질녘 시골길을 걷는다.

 

그리고 얼마 후 어느 날......

늙은 소는 더 이상 일어나지를 못한다.

할아버지가 아무리 잡아 끌어도...

일어나라 고함을 질러도.

다리는 꺽였고 눈동자는 할아버지를 향해 있어도 촛점이 흐리다.

할아버지는 평생을 꿰어뒀던 코뚜래를 끊어주시고

모든 멍에를 다 풀어주시며

"좋은데 가거래이~~"

할아버지의 메마른 눈에서도...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좋은데 가거래이~`

탁하게 터져 나오던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

소는 알아들은 것일까?

두 눈을 꿈뻑....

그리곤 영원히 스르르르..감겨버린 두 눈망울.

 

평생을 할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은 그 밭 한 가운데 늙은 소는 묻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느 산꼭대기 탑 앞에서 늙은 소를 추억한다.

눈발 날리는 추운 겨울에.

 

다큐 영화고 또 거창한 인물이나 배경이 아니라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늙은 소 한마리가 전부다.

중간에 자식들이 추석이라고 잠시 시골 집에 등장하며

소를 팔아야 한다고..농사 일을 그만하셔야 한다고 그러지만.

수의사가 두어번 등장하며 더 이상 소가 회생 할 기미가 없음을

할아버지한테 일러 드린다.

"소가 나이가 많네요?  "

 

이야기도 별로 없다.

그냥 소와 할아버지..할머니.

찌그러지고 낡은 시골 집과 방.

봉화장이 두어번 나오고.

그 장에도 할아버지는 소달구지를 타고 가신다.

비가오면 우산을 받쳐들고 할머니랑 둘이 나란히 앉아서.

이도 다 빠지고 겨우 몇대만 명색으로 남아있다.

할머니의 지청구도 귓등으로 들으시고

오로지 소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시지만

소를 40 년이나 키우시며 농약을 안 친 풀을 베다가 쇠죽을 끓이시고 감자며 야채를

넣고 끓여서 먹인 덕으로 소가 장수한게 아닐까?

사료를 먹였고 일을 안시키고 외양간에만 묶어뒀더라면

과연 40 년이나 살았을까?

 

할아버지의 소 사랑은 아무도 못 말리고

소의 울음 하나에도 감겼던 눈과 귀가 번쩍 하시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알기에 늙은 소는 끝까지 버텨준게 아닐까?

젊은 소는 일을 못하고 늙은 소가 겨우내 할아버지네 땔감까지 산더미 같이

해 두고는 생을 마감한다.


 

시시한 멜로영화나 코메디 영화에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볼만한 영화였다고 호평을 한다.

나도 젊었을 땐 영화광일 정도로 많이도 보았지만,

요즈음 영화 한편 보러가는 것도 시원칠 않다.

그런 나에게 이런 영화는 청량제와 같다고나 할까?......

 

워낭소리.

우리네 아버지 세대가 저물어 가는 이 싯점에서 꼭 한번은 보고 넘어 가시길....

부모님 세대가 이런 고생과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가 있을까?

좋은 것만...맑은 것만...폼나는 것만...

그러다 보면 나약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우리들만이 오늘을 지키느라

좌충우돌 하진 않았을까?

화려한 배우도 배경도 없었지만 고향산천이 그리운 이들은 꼭 보시길.

손수건도 지참 하시고.

마지막 소가 두 눈을 감는 장면이나 소가 밭 가운데서 묻히는 장면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슬픔이 그대를 삼켜 버릴 것이므로.

해가 지는 들판 둑길을 할아버지를 태운 달구지를 끌고 느리게 느리게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늙은 소의 마른 몸매는 어쩌면

우리 엄마 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닐지...

할아버지가 봉화장에선가 어느 장에서 약주를 하시고 잠이 든 사이

소가 혼자서 차도도 건너고 시골길을 걸어서 꼬불꼬불 산길로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워낭소리.

소를 보내고 할아버지 손에는 그 정든 소의 목게 걸려 있었던 방울이 들려있다.

흡사 갈쿠리 같은 거칠고 구부러진 손에 소의 평생에 걸려 있었던......

 

牛 步

 



[이 게시물은 최관리자님에 의해 2010-03-31 20:50:38 감동글/좋은글에서 복사 됨]

Comments

이승준
우와~  해설 멋지다~~

나도 얼마전에 우연히 보고,  참~ 진~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렇게 멋진 해설을 보니 더욱 새삼스럽네..

혹시, 직업이 영화 평론가 아니신지?
어찌그리 구석구석, 조목조목 잘도 풀어 주시는지..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네..
최준영
워낭 의뜻~~이게 아닐지~~??
소를몰때 워~워 ~~에서 "워"에다가  딸랑딸랑 방울소리 에서 "랑"
워랑(소의방울)소리 아닐까??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래 사셔야 할텐데~~ 그게걱정여~~
좋은 해설에 감솨~~
정용상
소 요롱소리!  나는 그만 50년전으로 돌아 간다.
오자진1D
확실히 올해는 소의해여~~
이 영화에서는 뭐니뭐니해도 감칠맛 나는 할머니의 잔소리가 없었으면 영화가 대박날수 있었을까? ~~
유재황
일부러 아이들 데리고  온 식구가 같이 감상했다.  난  충청도 촌놈이라  실감했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수 있었지. 감동적이며  인간미가.....,  내얘기 아니 우리이야기 같더라구?  워낭을  쌍으로도  달아주기도 했다오.  우리소는  쌍으로 달렸었지.  소와의  추억이 많이 있다오......
김현식
우보의 진한 해설로 영화 한푸로 다봤다..그라고 직접 꼭한번 보아야 하겠구먼~~갑자기 영화 보러 가자카면  마눌님 반응도 재미 있을것 같고`~~ㅎㅎ 생각만 혀도 재미 있을것 같네~~~암튼  고맙네 ~늙으막에 영화 보러 가게끔 기회를 줘서~~~잘있는거지`~그래 배는 다 집어 넣어는감??건강헌걸로 알고 금년도 함 봐야제`~~~좋은 영화 추천 해줘서 감솨 드리고 꼭보마~~~~~~~~
박성렬
역시..牛步다웁다.
내는 아직 못 봤지만.. 꼭 한번 봐야 할것 같다.
고마우이.
임우순
소의 우직함을 잘 통하는 영화,,,실로 좋은 영화 추천이 매우 감사합니다....
최해원
영화 제목이 워낭이제 ??
현시가 ~~~~ 울산에는 아직 안들어 왔따
롯데시네마에 들어오면 너거 마님캉 울마님 뫼시구 영화한탕 어뗘 ??? 점수 딸라나 ?????
김현식
조오타~~끝나고 뭐할까????글씨~?뭐하지?~~~ㅋㅋㅋ
최해원
빨지만 말면 뭐던지 다 ~~ 좋타쿨끼다 !!! 니한텐 고문이 될찐 모르지만 ㅋㅋㅋㅋ
엄기준
나도 봐야제~~~
김현식
그래 너도 울산에 들어오면 연락할께`~~마눌님 뫼시고 와라 우리 같이보자~~~~ㅋㅋㅋㅋㅋㅋㅋㅋ
김형목
좋은 글과 음악 고마우이 ~~~~~
말없이 묵묵히 자기일만 죽도록 하는 자를 보면, 소 같다 하지만 나름대로 깊은 철학이 있지 &&&&
워낭소리(소방울) 지금은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옛적에는 많이 들었는데, 시대의 변화가 추억으로 사라지는 시대 ㅋㅎㅋㅎㅋㅎ
현실에 빠르게 적응하며 사는 인간 세상,
남보다 조금이라도 뒤질세라 앞 다투며 살고있는 우리들의 삶 @@@@@
자기하는 일에 만족하며 사는 모습이 예쁘게만 보이네 %%%%
항상 즐겁고 고마운 마음으로 바르게 살고자 합니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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