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단상

감동글

유월의 단상

현중재 6 37

유월도 벌써 달력 한 복판에 서 있습니다.

뭔 놈의 세월이 이렇게 빠른지..천둥 번개가 치면 세상이 바뀌 듯,

'휙' 지나가는 속도에 정신이 몽롱할 지경입니다.

 

요즈음 어디를 가나 밤꽃 향기가 진동 합니다.

아카시 향기와 찔레꽃 자태에 넋을 논지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밤꽃이 초록 세상에 물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 밤꽃이 어찌나 소담스러운지..능선에서 피어 오르는 뭉게구름 같습니다.

 

어린 벼 포기가 땅냄새 물냄새 흠뻑 맞아 어느새 녹색 융단 깔은 듯 초록 세상 펼쳐지고

하얀 왜가리 몇 마리가 먹이 감 찾아 가늘고 긴다리로 덤벙덤벙 벼 포기 사이 누비는 정경이

잘 그려진 한 폭 그림같기도 합니다.

 

물오리..백로..왜가리..논밭과 하천에 내렸다 비상하면서 먹이 감 찾기에 부산합니다.

물닭이 어린 새끼 몇 마리 거느리고 개울에서 유영 합니다.

이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봅니다.

나 역시 날개 달린 새가 되어 창공을 납니다. 논밭 이랑을 누빕니다.

 

우리의 농촌 벌판은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어느 논은 벼 포기가 싹을 잡아서 생동감 넘치게 발육을 하고

어느 논은 잘 영근 마늘..양파 캐는 아낙들 손 길 분주하고

어느 밭은 감자와 고추대에서는 이제는 꽃을 피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어느 밭은 퍼렇던 보리가 이제는 누렇게 익은 보리가 되어 밀과 함께

바람에 나부끼며 까락 비비는 소리가 일류 명창(名唱)입니다.


녹색과 황금 이삭이 공존하는 이땅...

농사를 천직으로 아는 어진 농부는 자식과 농사를 같은 반열로 본답니다.

자식 돌보듯...전답을 누비며 가꾸고 보살피고 날씨가 가물면 물통 걸머져

축 늘어진 농작물에 감로수를 뿌리고

 

긴 장마철에는 온 몸으로 비 맞으며 관개수로 꼼꼼히 다니면서

침수를 예방하고 이들이 흘리는 구슬땀 방울방울이 숭고한 정성이기에

농부의 삶은 '위대한 성자(聖者)의 길' 그 자체입니다.

 

요즈음~빨간 석류꽃이 뜨거운 태양을 향해 열정을 토해 냅니다.

빨강,,노랑..백색..보라색 접시꽃이 바람결에 나부끼며 마음의 정서을 주도합니다.

전국 방방곡곡 어디에나 지천으로 널려있는 하얀 망초꽃과 노오란 아기똥풀이

서로 어울려 순백 청순함으로 유월 한 복판을 수놓습니다.

원룸 아파트 같은....

주인이 씌워준 노랑 봉투 속에서

복숭아..배..사과 열매가 가을을 향해 질주합니다.

 

이 우주는 축제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결실을 맺기 위해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삽니다.

그런 풍경은 삶의 경건함이 배여 있습니다.

온통 하늘의 배려.. 땅의 보살핌..허공의 감쌈이 충만을 이룹니다.

 

눈높이 조금 낮추고 가슴 속 넓이와 깊이를 조금 팽창해 주면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운 그라운드 입니다.

천지만물 모두가 나를 향해 가슴 활짝 열어 맞아줌을 느낄 수 있읍니다.

 

그래서 하찮은 잡초 한 포기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습니다.

작은 개미 한 마리도 사랑하고 그 생명을 존중하게 됩니다.

진흙탕 속에 살면서 청정함을 유지하는 연꽃같은 삶

어디라도 가지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은 자유자재한 삶

나를 핑계로 남을 해하지 않는 삶...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매야 보배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세상이 연출된다 해도

내가 무관심하고 그 중심에 서 있지 않다면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존재....

변방(가장자리:언저리)에서 과감하게 중심으로 이동합시다.

 

牛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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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우순
아주 전원적인 글과 음악 대단히 감사합니다....
최해원
밤꽃 향기는 향기라고 해야하나 냄새라고 해야하나 ????
모든 사물들을 대하는 우보의 관찰력이 피곤한 세상을 살맛나게 만드누먼 ~~~~
유보야 ~~~~ 오랜만이다 !! 배좀 들어갔냐 ㅋㅋㅋㅋ 건강하거라 ~~~
정용상
잠잠히 스스로를 생각케 합니다. 자연의 위대함에 순응하는 우리의 삶이어야 겠지요--
이승준
저런데서 살고 싶당~~
이진팔
우보답소. 잔잔한 느낌을 일으키는 글 항상 고맙소.
엄기준
요새 밤꽃 냄새땜에 뇨자들 맴이 싱숭생숭 할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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