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실로폰

감동글

빗방울 실로폰

현중재 2 80
아침 새벽엔 몇 방울의 비가 떨어지더니 이내 멈추고 맙니다
하늘은 어둡고 빗방울은 무겁고 날씨는 차갑습니다만,
이 비 그치면 곧 봄이 올 것 같습니다.
비에 젖은 나뭇가지마다 봉긋 솟은 잎눈이 터질 듯하더군요.
 
일을 마치고 컴을 열어본 오늘 아침 메일 중에는
프랑스 2010년, <폴 메이몽 수상자>
백희성의 자기관찰노트 <<환상적 생각>>을 소개하는 글이 인상 깊었습니다.
2010년 프랑스 전통 건축가엔지니어협회 강당에서는 예상치 못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답니다.
 
“놀라지 마세요. 오늘의 폴 메이몽 수상자는 한국에서 온 젊은 건축가입니다.”
이 주인공은 타고난 재능도 화려한 스펙도 없는 평범한 한국인 건축가 백희성이었답니다.
 
건축만 바라보며 살던 어느 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건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10년간 자기관찰노트를 썼다고 합니다.
 
그가 아주 특별한 건축가로 인정받으면서 또 화가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저 <<자기관찰노트>>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 하는군요.
그는 프랑스로 간 어느 날 새벽 베란다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잠을 깼답니다.
프랑스의 발코니는 천장이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빗방울이 발코니 난간에 부딪히면서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죠.
팅!팅!팅!
 
그때 이 짜증나는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것이 <빗방울 실로폰>이라는 특이한 작품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을 실로폰의 봉으로 생각하고,
발코니에는 나무로 된 실로폰같은 오브제를 놓아두면,
하늘이 연주하는 실로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겁니다.
결국 시끄러움을 듣기 좋은 청아한 소리로 바꾸기 위해.............
 
빗방울 실로폰을 디자인했다는 그 친구의 글이 갑자기 읽고 싶어지더군요.
어쩌면 우리도 그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을 거예요.
어느 날 새벽, 혹은 어느 날 한낮에 불현듯
일어나는 짜증 혹은 미움 속에서
별난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필 쓰기도 아마 그러할 것입니다.
아주 특별한 문장은 별난 고통이나 괴로움에서 태어나는 것일지 모릅니다.
 
우보

Comments

임우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해원
작가들은 특이혀 ~~~~~~~~~ 이해가 안간다니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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