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늦게나마 조경 공사가 있어 일찌감치 일어나 초겨울 찬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일터로 나가 본다.
이번 공사는 나무를 캐서 다른 곳으로 이식 시키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아침 어둑한 시간에 나무를 맨 처음 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 안개 자욱한 아침에 먼동이 트면서 내 눈에 단풍나무가 하나 눈에 들어온다.
나무들이 잎을 다 떨어뜨리고 가지 끝에 몇 개의 이파리만 매달고 있다.
단풍나무 잎 하나가 바람에 날려 허공으로 흩어지는 걸 보면서
나는 아, 아 하고 소리를 아니 신음을 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이 순간 이것 말고는 다른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나도 그런데 나무는 어떠했을까? 나뭇잎 한 장씩 내려 놓으며 나무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봄에 아름답게 피었던 꽃 한 송이씩 떨어져 지상에 흩날릴 때도 나무는 나처럼 아 하고 소리를 질렀을 거다.
꽃이 질 때는 다시 잎이 돋고 열매를 맺으리라는 희망이 있지만,
겨울로 가는 나무들은 모진 바람과 추위 앞에 빈 몸으로 견뎌야 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제 나무들은 하늘로 향하던 비상의 의지를 내면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몸 가득한 수액을 가지 끝으로 퍼 나르던 일을 멈추고 남아 있는 힘을 뿌리로 내려보내야 한다.
나무의 표피를 갈라 밖으로 싹을 내밀던 초록 발전소의 에너지를 이제는 안으로 돌려야 한다.
나무 속 중심을 튼튼히 해야 겨울을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가지와 열매와 나뭇잎으로 향하던 녹색의 군사들을 안으로, 뿌리로 불러 모아야 한다.
우리도 살다 보면 밖을 향해 무작정 뻗어 나가기만 하던 공세적 삶에서 수성으로 전환해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을 잘 지키는 일이 중요한 계절이 찾아 온 것 같다.
그러나 실은 가지 끝보다 나무속을 단단하게 채우는 즉 중심을 채우는 일이 나무의 체질을 더 강하게 만든다.
우리로 말하면 연륜이 쌓인다고 한다. 또한 나무는 연륜이 하나 더 쌓이는 나이테를 그때 만든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다. 좌우와 아래위 곁가지로 갈라져 각자 자기 길을 가려는 이들보다 중도가 많아야 한다. 극단으로 치닫기보다 중용의 마음을 가져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가 있다.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생각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선명해 보이지만 중립도 있어야 한다.
나는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치우치지 않으면서 바른태도, 지향해야 할 자세도 중정(中正)이어야 밝고 지혜로 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꽃과 나무가 다시 중심으로, 뿌리로 내려가는 긴 겨울 동안 우리도 중심을 채우는 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牛 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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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최관리자님에 의해 2010-03-31 20:49:30 감동글/좋은글에서 복사 됨]

건강하고 멀리 걸을 수있다.~
이제부터라도 무게중심을 낭심으로 모이게 하여 힘을 발휘하자.~~~ㅋㅋㅋ
좋은 글, 고맙소.~~~
너무 센티멘탈해지면 피곤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