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고 봄날은 흐른다
- 김 기봉
개나리, 진달래 피는 봄이 와도
내가 꽃이 아니고, 꽃처럼 살 수는 없지만
그대 생각, 아지랑이로 피어 오르는데
한 떨기 꽃 같은 사람아
이 하늘 아래, 어찌 살아가는가
사월 햇살 타고, 홀연히 나에게 왔는데
봄바람 잔잔히 일렁일 때
가지 위 벚꽃, 연분홍 꽃잎마다
그대 숨결인 듯 눈부셨는데
지금 어디서, 내 생각이나 하고 있는가
한 시절 벚꽃, 거리마다 만발한 날
가던 걸음 멈추고, 벚나무에 기대어
문득 그대에게 편지 쓰노라
찬란히 봄날은 흐르는데
그대, 나만큼 그리움이나 남아있으려나
함박눈처럼 흩날리며
수많은 벚꽃들 다 쏟아낸 뒤에도
봄날이 가고, 세월은 흘러도
이 자리에 한 그루 벚나무 되어
벚꽃 같은 그대 꿈꾸며, 홀로 서 있노라
(20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