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힘을 꽉 주었습니다.
여자가 빼딱구두를 신고 삐뚤빼뚤 걸어가듯 이쪽 건물로 올라갔다가
엉덩이를 또 힘껏 추켜세우고 내려와서는 얼른 저쪽 건물로 움찔움찔 올라갔습니다.
정말로 비상사태였습니다. 머리 속이 온통 하해지는 것 같다....
세상인심이 아무리 야박해도 그렇지,
건물마다 붙어있는 화장실 문을 꼭꼭 자물통으로 채우고
이렇게 비상 걸린 채 방황하는 사람을 외면해 버리다니,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욕지거리를 참으며
잠기지 않은 화장실을 찾아 헤멨습니다.
화장실에 대한 불만이 점점 사회전체로 번져갑니다.
어찌 세상이 이럴까,
이러다가는 화장실과 전혀 상관없는 대통령까지도 욕을 하겠더군요.
급한데 할 수 없다. 삼십 분 전에 점심식사를 했지만
식당화장실이라도 이용하려면 또 먹어야 한다.
쯧, 빼기도 바쁜데 또 쳐 넣다니후다닥 뛰어든 식당에서
다짜고짜로 김치찌개를 시키고는 곧바로,
“화장실이 어디죠?”
주인은 카운터를 턱으로 가리키며 벽에 걸린 화장실 열쇠를 가지고
이층으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참 성의 없이 장사를 하더군요.
얼른 달려가서 열쇠를 가져와도 시원찮은데 턱으로 쓱 밀다니.
우왕~~~급하다. 급해,
엉덩이를 이리 실룩 저리 실룩대며 계단을 오르는데 정말로 머리꼭지까지
다 뒤틀릴 지경이였습니다. 열쇠구멍도 제대로 못 찾겠더군요.
힘을 꽉 주고 서 있는 다리가랑이가 덜덜 떨립니다.
혁대를 푸는 순간과 엉덩이를 까는 순간,
그리고 펄썩 주저앉자마자 와르르 물건이 쏟아지는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미항공 우주센터인 NASA 에선 위로만 로켓을 발사하지만
여기서는 아래로도 쏩니다.
비로소 심오했던 그 뜻을 알겠더군요,
절에 가면 왜 화장실을 해우소라고 하는지,
근심은 역시 당해본 사람만이 압니다.
터지려는 성문을 양쪽 엉덩짝으로 끙끙 틀어막고
꽉꽉 잠긴 화장실 앞에서 절망해봐야 그 근심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도시의 건물에 붙어있는 화장실은 엉덩이를 걸치는 양변기와
재래식 화장실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볼일 보는 변기가 있는데,
내가 들어선 화장실은 재래식처럼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보게 되어 있었습니다.
어휴, 살았다. 눈꺼풀을 스르르 감아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습니다.
일을 다 본 후에 일어서며 머리위에 달린 꼭지를 잡아당겨
물을 변기 속으로 쏟아내었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소리와 아울러 아랫배도 경쾌했습니다.
주섬주섬 옷을 올려 입고 나오려다가 나는 멈칫했습니다.
우~잉? 변기 속에는 애를 먹이던 물건이 물에 휩쓸려 내려가지 않고
점잖은 자세로 떡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그냥 버려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으로 처리할 수도 없었습니다.
발로 슬쩍 밀자니 신발 코에 묻을 것은 뻔합니다.
머리위에 매달린 통에서는 쉭쉭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물이 다시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렸다가 물이 다 차면 고리를 힘껏 당겨서 청소를 다시 한번 해야겠다.
잠시 후에 물이 차오른 것을 확인하고는 고리를 힘껏 잡아당겼습니다.
물이 쏴 하는 소리를 내며 관을 타고 내려와서는 변기 속으로 밀려들었습니다.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물건을 멀뚱히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 물건이 쏟아지는 물세례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얼래?
내 몸속에서 나온 물건이지만 버티고 있는 그 속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의자왕이시여, 권좌에서 내려 오시옵소서,
한 가지 근심을 해소하니 별 것이 다 근심으로 차오릅니다.
다시 머리 위에 매달린 물통을 바라보았습니다.
좁은 화장실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선 채 물통에 물이 차오르기를 다시 또 기다렸습니다.
한참 있다가 다 차오른 물통의 고리를 쥐고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잡아당겼습니다.
이번에는 폭포 같은 물속에서 물건이 약간 옆으로 회전하는 듯하더니
또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꼼짝도 안하는 것이었습니다.
뭔 저런 괴물딱지가 다 있지? 실로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냥 내버려두고 나올까했지만 영 뒷맛이 개운치 않을 뿐만 아니라,
마침 누가 밖에서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리며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물통을 바라보았습니다.
오~주여 이번에는 제발 단칼에 저 물건을 싹 쓸어가 주십시오....아~~멩!!
우보
오랜만에 재밌는 글을 올려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
그냥 웃기엔 표현력에 감동이되어 웃음대신 감탄사가 나온다네 ~~~ 잘있쩨 ??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저 고통(?)을 누가 알리오~! 좋은 글 올려주어 감사하고, 건강하시구려~!!!
수압이 약했구만------. 대도시 허름한 건물에 매달린 화장실들이 대체로 그 지경이지. 수압이 낮아 제대로 밀려가지 않을 경우, 화장지를 배설물 뒤에 칸막이 처럼 설치하고 물을 내리면 마찰 면적이 커져서 휩쓸려 내려가는 경우도 있던데(이거 완전히 경험담!!) ㅎㅎㅎㅎㅎ
무척 공감(^_^)되는 경험이 아마 친구들 대부분이 있을걸! ㅎㅎㅎ
그래도 그대는 중력의 법칙에 삼박자로 성공을 했네.. 내용물이 제때에 잘 나왔으니 나보다 낫다...
서울역 4호선 라인에서 시작된 화장실 가기 긴 여정은 이세상 태어나 첨으로 겪는 그 고통, 처절한 몸부림,
해결만 해 준다면 - 어떠한 요구에도 거절할 수 없는 그 상황을 겪었소..
그것도 새양복입고 출근중에.. 지난밤에 술자리한 그놈들을 원망하며.. 맨붕 맨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