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 때 부하 소대장 이병재 소위(ROTC 1기) !!

감동글

대대장 때 부하 소대장 이병재 소위(ROTC 1기) !!

최해원 9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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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 때 부하 소대장 이 소위

仁以爲己任(인이위기임) 不亦重乎(불역중호)

인자함을 이룩하는 것을 자기의 소임으로 하니 이 얼마나 중한가. 나는 군 재직시절의 한 부하장교를 생각할 때마다 공자(公子)의 이 말씀을 되뇐다.
6.25 동란이 났던 50년 소위로 임관하여 78년 육군소장을 마지막으로 예편하기까지 28년을 군복과 더불어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동안 나는 수많은 사람과 만났고 잊을 수 없는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나는 일선 보병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때에 만난 한 젊은 소대장의 기억(記憶)이 아직도 뇌리(腦裏)에 생생하다.

64년 7월 20일 전후로 기억(記憶)된다.
그날 나는 주간 교육예정표에 따라 교육훈련 사황을 점검하기 위해 박격포소대의 야외 훈련장을 찾았다. 훈련장은 대대 숙영지와 그리 멀지않은 거리여서 점심시간 전에 당도(當到)했는데 훈련 중인 병사의 모습이 한 사람도 눈에 띠지 않았다. 나는 의아(疑訝)하게 생각하면서 이곳 저곳을 살피다가 40여명의 병사들이 아름드리 밤나무 밑에 둥그러니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웃통을 벗은 한 병사가 고통을 참지 못해 일그러진 표정으로 쭈그려 앉아 있었고 소대장은 그 병사의 등 뒤에 입을 파묻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소대장이 침을 내 뱉았는데 입에서 뿜어 나오는 것은 시커먼 피고름이 아닌가. 소대장은 종기의 피고름을 입으로 빨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를 목격한 순간 가슴 뭉클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또 병사들의 눈빛에서 소대장에 대한 존경과 흠모(欽慕)의 정이 넘쳐흐르고 우애로 뭉쳐 있음을 역력히 감지할 수 있었다.
내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조차 모른 채 열심히 피고름을 다 빨아낸 소대장은 일어서면서 나를 알아보고는 차렷 자세로 거수경례를 하면서 부하의 종기가 너무 심해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되어 그렇게 조치(措置)했다며 훈련시간을 지체한데 대해 용서(容恕)를 구했다.

사실 당시만 해도 우리군의 의료시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했다. 나는 소대장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비록 훈련시간이 지체되었다고는 하나 부하를 사랑하는 희생적인 그 행동은 앞으로 전체 소대원에게 몇 백 시간의 훈련성과보다도 더 큰 힘을 발휘(發揮)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激勵)해 주었다. 그 후 다행스럽게도 그 병사의 종기가 아물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소대장은 ROTC I기생인 이 병재 소위였다. 이 소위가 지휘하는 소대는 그 후 포사격 측정, 진지작업등 군생활의 다방면 면에서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여 군단장, 사단장 표창(表彰)을 여러 차례 받았다.

흔히 군의 전력을 평가하는 요소로서 엄정한 군기, 훈련정도, 충천한 사기, 훌륭한 장비를 꼽는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명령과 지시에 의한 타율적인 복종보다는 상사는 부하를 위해, 부하는 상사를 위해 목숨이라도 내던지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인간애가 보다 강한 전력을 발휘케 하는 요인(要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듬 해인 1965년 5월, 이 소위가 소정의 복무기간을 마칠 무렵, 나는 그가 우리 군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믿었기에 복무연장을 통하여 군인의 길을 걷도록 권유(勸誘)하였다. 그러나 사회에 나가 사업을 통하여 뜻을 펴보겠다는 그의 결심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는 손수 차린 조그만 회사로 출발하여 지금은 3백 명의 종업원을 가진 기업의 경영자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승승장구(乘勝長驅) 발전해 갈 것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의 기업가로서의 성공이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군복무시절 그가 부하에게 보인 행동과 마찬가지로 그가 종업원에게 보였을 강한 인간애(人間愛)를 바탕으로 한 솔선수범(率先垂範)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백 마디 웅변(雄辯)보다는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실천을 행동으로 보일 때 주위의 마음을 움직여 강한 힘과 응집력(凝集力)을 발휘한다는 것을 나는 이 소위의 경우를 통하여 믿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

한국 경제신문, 김영동 예비역 육군소장의 글 중에서
 
 
김영동 소장 : 보병제 20사단장(1976년~1977년)

Comments

김형목
좋은 사례를 잘 읽고 감동 받았습니다.
우리가 군대생활 할 때는 왜 그리 등창 난 병사들이 많았는지 ?
툭하면 작전지역 진지보수다,
교통로 보수다 해서 등짐을 많이 졌지 !
가을이 되면 왜 그리 싸리비도 많이 만들었는지 - 대략 소대당 3,000개정도.
겨울철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스키파카를 뒤집어쓰고 동초나 야간근무자들은 보급로 확보다 해서 눈 쓸어내는 것이 근무다.
밤새도록 눈치우다가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에는 기상점호가 제설장비 갖추고 집합이다.
오전 내내 눈치우기를 한다.
요즘은 군생활이 많이 개선 되었겠지.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옛날 추억 같은 군생활을 회상케 한다.
현영수
이런 훌륭한 선배가 있다는 것이 어찌 감사한지!!!!!명예와 전통이 계속 되길 빕니다.
김기영
김영동 사단장이 부임하는 ROTC장교에게 항상 들려줬던 이야기로 기억된다
77년7월부터 그해 11월까지 우리가 모셨던분으로 대대장 월북 사건으로 전역하고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사장을 역임 하셨지.
오자진
기영이네 전반기 사단장이네
최해원
울산군단장 사단장 이기도 하셨지 ~~~~~~ 나두 20사단 기영이 옆대대서 근무했으니까 !!
임우순
아주 훌륭한 소대장이네...부하를 사랑하는 정신이 최고이네...솔선수범하는 멋진 장교이구나...감동적인 글 잘 감상했습니다...
정용상
입술아닌 영혼으로--
박두현
전국시대 때 부하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어 부하들의 충성심을 끌어냈던 위나라의 오기장군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글입니다.  연저지인(口允疽之仁) 이라고 했던가!
오기는 말을 타지 않고 일반 병사들과 함께 식량과 의복을 짊어지고 행군을 하고, 똑 같은 밥을 먹고, 침대 없이 잠을 잤는데 이런 그를 병사들은 마음속 깊이 존경하며 따랐습니다. 어느 날 병사가 등에 악성 종기가 나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당시 의료기술로는 종기의 고름을 빨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치료법인던고로 총사령관인 오기는 그 병사의 등에 난 종기의 고름을 친히 빨아내 치료해 주었습니다.
이 소식이 그 병사의 고향 어머니의 귀에까지 들어갔는데 병사의 어머니가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며 울부짖었습니다.
사람들이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며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 아들은 일개 말단 병졸에 불과한 신분으로 총사령관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는데, 오히려 기뻐할 일이지 왜 이리도 슬퍼한단 말인가, 도대채 그 영문을 모르겠네, 쯧쯧...” 
그러자 그 어머니가 대답하길,
“몇 해 전에 남편도 전쟁터에 나갔는데, 등에 종기가 났지 뭐요. 그런데 그 종기의 고름을 오기 장군께서 직접 입으로 빨아내 치료해 주셨지 뭡니까. 그 때문에 남편은 오기 장군에게 깊은 은혜를 입었다며 용감히 싸우다 그만 적에게 잡혀 죽었지 뭐요. 이번에는 또 내 아들이 오기 장군에게 그런 은혜를 입었으니 틀림없이 은혜를 갚는다고 싸우다가 죽을게 뻔한데 내가 울지 않게 생겼습니까!”
이승준
참으로 훌륭한 장교시네..

부임하는 후배 장교들에게 선배님의 선행을 알려주어 ROTC의 자부심을 갖게 했고,
전역 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회 있을 때 마다 이런 글을 써 주시는
사단장님도 참~ 고마우신 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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