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속의 작은 공간에서 세상 물속을 지켜보다
차창밖에 바람소리처럼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핸들을 잡은 채로 눈을 들어 차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스무엿새 하현달이 차창 문을 두드리며 지나고 있었다.
동지가 지난 겨울밤이면 하현달은 기울어져 차창 문을 두드리고 가기도 하는데
천천히 옆 차창문을 열어주었다.
잠시 후 하현달은 차가운 빛으로 내 뺨을 만져주었다
하현달 하는 말
홀로 밤길을 돌아다니는 것이 외롭기도 하거든
너도 외로운 것 같아 잠시 말이라도 건네 보려고 들렀어
바람도 차가운데 너는 자정이 지난 늦은 밤길을 가는 거니
초생에서 꽉 채워지는 보름까지는 설렘처럼 외로움도 모르고 초저녁으로 오기도 하는데
내 모습을 조금씩 감추면서부터는
제 풀에 외로워져서 설움처럼 자정이 지나서야 다니기도 해
아마도 모습을 지워가면서 비운 곳으로 그리움을 채우는 것이 아프기도 외로워서 일거야
너도 그런 적이 있었어
그럼, 그리움은 너처럼 내가 작아져가면서 더 커지기도 하는 것 같았어
그래도 너는 네 이름처럼 달이 바뀌면 다시 오면서 커지기도 하잖아
그래서 더 외로운지도 몰라, 그래서 밤으로만 다니는 것이고
너와 내가 외로운 것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기 때문 일거야
어느 누군가는 자기가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 하면,
너 같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도 했거든
그 사람 멋지지, 이름도 멋진 사람이야
나는 이름이 멋진 사람을 좋아하기도 해.
네 이름 그믐달처럼,
그리고 너를 보는 사람들에 짧게 이야기도 하였는데 한번 들어보아,
'정 있는 사람이 보는 중에, 또한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보아 준다'했거든
그렇다고 '한 있는 사람만이 보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 누러 나온 사람도 보고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본다.' 고도 했어
그런데 너를 보는 사람들은 그저 그렇기도 하네
그리고 어쩌면 깊은 산중에 홀로 있는 이보다 무리 속에 있는 이가 더 외로운지도 몰라
누구나 비인 곳을 채우고 싶어 하지만 채우면 채울수록 그만큼으로
외로움의 부피는 더 커지기도 하거든
그래도 너는 달이 바뀌면 새로 올수도 있잖아
아냐, 나는 작아지면서 그믐으로 새벽녘에 와서는 해가 뜨면 작은 조각마저 다 태워지고
작은 씨알하나가 바다로 떨어져서는 새로 생겨나는 새 달이 오는 거야
그래서 바다는 새 달을 키우기 위해 밀물 썰물이 하루에도 두 번씩이나 들고 나는 거고
너를 만나서 외로움이 조금은 가셔졌어
그리고는 다시 내 뺨을 한번 비쳐주고는 창을 비켜나 구름에 달 가듯이 흘러가 버린다..
길가 갓길에 캡슐을 세워 넣고 설핏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잠결에 왁자지껄 소란스러웠다.
지난 봄부터 여름 가을이 지나고 나에게 있었던 일들도
그리고 새해의 바람도 한가지씩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다시 눈을 들어 보니
새벽 안개에 서서히 몸을 들어내는 매화 한그루였네...
지난해에는 누군가의 대한 절절한 그리움처럼 십이월부터 철도 없이 피어나더니
험한 세상으로 새해로 이으는 다리가 되고 싶기라도 한 것인지
왁자지껄 피어나는 새해 첫날 아침이었다. 갭슐 속에서...........
우보


신춘원단,
동기생들,
신묘년,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수줍은 많고 겁많은 토끼처럼 신중을 기하며 삽시다.
그런데 음악이 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