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말이 맞소`

감동글

`당신 말이 맞소`

황길중 7 109
 
 
'당신 말이 맞소'
 
 
아침밥을 먹는데 작은아들이 물었다. "아빠, 맹세가 무슨 뜻이에요?"
 
"맹세? 한자어 맹서(盟誓)에서 온 맹세 말야?
무엇을 꼭 이루거나지키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것이지"
 
"그런데 결혼식 때 많은 사람들앞에서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다'고 맹세해놓고
왜 이혼하는 부부들이많아요?"
 
"그때는 그랬지만, 살다 보면 사랑이 식거나 성격이 너무
안 맞아 그러지, 뭐." "나는 한번 맹세하면 악착같이 지킬 텐데."
 
"그래, 그래서 맹세를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야."
 
 
oldcouple107.jpg
 
 
아들과의 대화 끝에 최근 들은 어느 부부의 얘기가 생각났다.
 
4반세기 동안 우리와 가깝게 지내 어지간한 가정사도 아는 사이다.
 
 
우리 부부도 그렇지만, 그 집도 처음부터 둘의 성격이 워낙 맞지
않아 늘 티격태격하기 일쑤였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었지만, 아이들이 스물이 넘게 장성하여 둘만의
시간이 많아지자 걸핏하면 말다툼하는 일이 많아졌다.

남들은 '제2의 신혼' 어쩌고 하는데, 그 집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아내는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와 유별나게 따지는 성격에 죽을 맛이었다.

취미도 너무 달랐다. 남편은 술과 담배, 커피 아니면 잠자기 등
아내가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했다. 아내는 학교 선생님답게
지성이 풍기기를 원했건만, 어깃장만 놓는 남편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한번 밉게 보이니, 연애할 때에는 마음에 들던 넓은
 
이마나 잘생긴 코까지 보기 싫다고 했다. 아이들과 주변의
 
눈이 있어 갈라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그저 속앓이만
 
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으로 한동안 산 적도 있다.
 
 
주변에서도 '혹시 저러다 진짜로 찢어지는 것은 아닌가' 염려도 했다.
 
 
 
 
그런 부부가 언제부터인가 확연히 달라졌다. 백두대간을 같이
 
다니는가 하면, 서로의 취미도 존중해주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비결'을 물었다. "앞으로는 여자들 말만 잘 듣기로 했다"는
답이었다. 여자들이라니? 아내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서 길을
안내하는 '내비 걸(Navi girl)'이란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니까, 가훈(家訓)을
아예 "당신 말이 맞소"로 정했다고 한다.
뭔가 비위에 맞지 않아 화가 날 때에도
얼른 "당신 말이 맞소"라고 하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되더라는 그의 얘기를 듣고 살포시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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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역시 남편의 눈부신 변화에 동참, 남편의 언행이나
 
주장이 마음에 안 들어도 곧잘 "당신 말이 맞소"라며
 
맞장구를 친다는 것이다.
 
그 말만 하면 둘이 얼굴을 맞대고 웃어버린다고 한다.
"정 상대방 말이 옳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경우엔
"그건 당신 말이 틀린 것 같소"라고 말하며
토론으로 합의점을 찾는다고 한다.
 
무릎을 쳤다. 우리보다 더 불안해 보이던
그들에게서 기가 막히게 좋은 가훈을 선물 받은 것 같아 기뻤다.

"당신 말이 맞소"라는 가훈으로 '인간승리'가 아니라
'家庭勝利'를 한 부부의 實例를 들으며느끼는 바가 많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 주변에 있는 아무 물건이라도 던지고 싶어질 때,
한번쯤 아내(또는 남편)의 입장으로 돌아가 "당신 말이 맞다"고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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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쓰지 못하는 붓글씨지만 "당신 말이 맞소"를
한지(韓紙)에 큼지막하게 써 액자로 만들어 그 부부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좋은 것을 배웠으면 謝禮를 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문득, 어느 여자고등학교 교실에 걸린 級訓이 생각 나 피식 웃어 본다.
 
 
"대학의 문은 좁다. 그러나 우리는 날씬하다"
 
 
 
 

Comments

김형목
좋은 글 고마우이 ~~~~~~~~
우리 삶의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아무리 고운 것도 오래 보면 싫증 나듯,
부부생활도 그럴 때도 있겠지요 ?
그러나 인간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헌신짝 버리듯 하면 안되지요 ?
조금 모자라면 채워주고,
좀 넘치면 비워주는 아량으로 맞춰가며 사는 게지 !
동기생들 !
인생 별것 있는가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듯,
사는 것이 남 달라 보여도 부부의 삶이란 다 그런 것을  ~~~~~~~
중년은 즐거움을 만끽하고, 화평을 기대하며 사는 것이 인생살이 듯 합니다.
하여튼 가정에서는 웃음꽃이 피도록 노력합시다.
 
 
 
임우순
아내말을 잘 들어야 늙어서 밥술이나 얻어먹지,,,무조건 사랑하는 당신 마누라가 최고요,,ㅋㅋㅋㅎㅎㅎ
정진앙
젊어서는형기 왕성하여 그저 무싷거 밀어 붙여도 봤으나,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마님 말을 들어 주는 것이
편합디다!
최해원
당신 말이 맞소 ~~~ 그러치만 내말도 마즐껄 ㅋㅋㅋㅋ
고경웅
친구 잘 계시지..지난 3월 23일 저녁에 113동기들 10여명이 저녁을 했지..
당근 친구의 건강도 염원하고,, 양성석 동기가 금년 회장을 맡고 잘할거로 기대합니다.
조만간에 건강한 모습 보여주기 바라네...
최종왕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느거~ㅋㅎㅎㅎ
정용상
맞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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