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도 이제는 온데간데없고 때 아닌 늦더위에 심신 마져 지쳐가는 것 같다. 빨갛게 타오르는 태양의 그늘에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느날, 차를 의정부 서부역 택시 승강장에 세워 놓고, 잠시 운전석을 벗어나 차 밖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차를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있었다. “주향 운수” 문득 전무의 말이 떠올랐다 “주향은 주님의 향기라는 뜻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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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운전석으로 들어와 의자를 뒤로 반쯤 젖히고 잠시 쉬는 동안 깜빡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앞차가 손님을 태우고 막 출발하려 하고 있다. 다음은 내 차례였다. 그렇게 있으려니 차 후사경으로 한 여인네가 아이손을 잡고 내 차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손님을 맞을 생각에 의자를 고쳐 잡고 기대를 하고 있는 순간 그 여자는 운전석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운전석 차창을 두드리는 것이다. 나는 창문을 열며 친절히 웃으며 “어디를 가십니까?” 하며 말을 건냈다.
그런데 그 여자는 무척이나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하는 말은 “아저씨 죄송하지만 핸드폰 한번만 빌려 주시면 안 되나요,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전화기를 가져오질 못해서...“ 난 그 여자를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퉁명스럽게 시내전화죠 하면서 전화기를 내밀었다. 그 여자는 고개를 끄떡이며 전화기를 받아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안심이 되는 듯 표정이 밝아지면서 전화기를 건네주는데 오백원짜리 동전과 함께 건네주는 것이다. 나는 “애기엄마 이 돈은 무엇 입니까?”하니 “전화요금예요 적지만 받아 주세요.” 나는 됐다며 손사례를 치며 전화기만 받아들었다.
그 여자는 아이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목례를 하고는 발걸음을 옮겨 상가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길 잠시 후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아까 그 아이가 눈앞에 보이더니 아이의 작은 손에 캔커피가 들려 있고, 그것을 나에게 건네며 미소를 띠는 모습이 참으로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아이가 건네 준 캔커피를 뚜꼉을 따서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저편 자판기 앞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내 쪽을 쳐다보는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여자는 눈인사를 하며 아이를 데리고 역사로 들어가고 있었다. 한모금의 커피가 나의 폐부 속으로 진한 커피 향을 퍼트리며 스며들고 있었다.
이 향기 주고받음의 향기가 주님의 향기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 하루이다......
牛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