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섶다리

감동글

홍천강 섶다리

현중재 1 51

석창원 온실의 봄 내음을 뒤로하고 우리는 홍천강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말도 여물이 있어야 한다고 출출한 뱃가죽이 등을 두드린다.

뜨끈한 소머리국밥 한사발 해 치우고 말고삐 틀어쥐니 어느새 홍천강 어귀에 다달았다.

강원도 홍천강 강변 마을인 노일리에 강 허리를 가로지른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는 소리만 남기고 하얀 소금을 뿌려 논 듯

겨울 태양에 반사되는 빛줄기에 전통 섶다리가 그림처럼 떠있습니다.

한번도 건너가 보지 못한 섶다리 설레는 마음으로 발길을 다리 위에 올려 보았다.

섶다리는 마치 길다란 널 위에 선 것처럼 흔들거린다.

마을 어른들이 술한잔 걸치고 건너다가 떨어지기도 했고,

소가 건너다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추수가 끝난 뒤 놓았다가 장마가 시작될 무렵인 이듬해 6월쯤 거둬들인다

즉, 해마다 새로 태어난다고 볼 수 있죠........

'섶이 뭘까, 찾아보니 잎나무, 풋나무란 뜻도 있고,

식물이 쓰러지지 말라고 꽂아두는 막대기란 뜻도 있더군요.

둘 다 섶다리와 연관이 있습니다.

섶다리를 만들려면 먼저 다리 기둥(교각, 다릿발)으로 쓸 나무가 있어야 합니다.

주로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로 기둥을 삼는다지요.

와이자(Y) 다리 기둥을 거꾸로 박고, 다릿발을 머그미로 단단히 고정을 합니다.

집으로 치면 대들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못을 쓰지 않고 머그미 양쪽 끝에 홈을 파서 다릿발을 고정시킨 뒤 그 위에 상판을 깔지요.

상판은 소나무가 제격입니다.

긴 소나무를 걸쳐 놓고 새파란 소나무 가지를 양쪽으로 꽂아 단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흙을 덮습니다. 결국 섶다리는 흙다리인 셈인가요?

조심조심 다리를 건넜습니다. 출렁출렁! 내디딜 때마다 은근 흔들리는 다리.

처음 걸어보는 흙다리 섶다리인지라 내 마음도 설레고 흔들립니다.

어릴 적 물놀이하다 중랑천 검정다리를 지나가는 차들을 볼 때는

그 다리가 먼 세상으로 떠나는 통로 같기도 했지요.

세상을 향한 첫사랑 같은 마음을 세상의 모든 다리가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라져가는 옛 다리, 섶다리를 건너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소한 것만은 아니나, 자연 그대로의 재료,

푸른 솔가지와 흙으로 덮힌 섶다리는 아직까지 잊혀져가는 우리네 옛 정서를 느끼게 해 준다.

섶다리에 올라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면 부드럽게, 그러나 불안하지 않게 조금씩 출렁거리는 감촉이,

견고한 아스팔트 육교와 다리만을 밟아왔던 우리 발끝에 색다르고 포근한 느낌마저 준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섶다리는 시멘트 다리와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牛 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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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우순
강원도에 신선함이 아주 선하구나...좋은 글 사진 음악 매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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