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랫만에 산을 찾아 한가롭게 지내 보았습니다.
산의 품속으로 들어서자마자 매미울음이 나를 반기네요, 이소리는 해마다 변함이 없군요!
7년을 어두운 땅속에서 기다리며 성충이 되어 노래하는 매미 울음이 처량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시원한 산들바람을 타고 전하는 음색이 초록의 짙은 향을 담고 있어 청량함을 더해 주기도 한다.
풀벌레도 한가하게 흐느적거리는 가지를 타고 그네를 타고 있다.
이방인이 자기 땅을 침략자의 군화발로 짓밟아도 그냥 한가하다.
쿵쾅거리는 등산화의 무거운 진동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양식을 실어 나르는 개미 무리들의 종으로 이어지는 집단 이동에 오히려 조심스러움이 더해진다.
상수리 나무의 두꺼운 외투위로 산새가 부지런히 입방아를 찧는다.
가지 사이로 8월의 뙤약볕이 내려앉는다.
따가운 열기로 촘촘하게 하늘거리는 햇빛을 자양분으로
열심히 양분을 만들어 내는 넓은 잎을 태양이 애무를 하고있습니다.
가지 끝과 뿌리로 이어지는 통로로 수없는 생명의 공장이 가동되어지고 있다.
이렇게 숲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생명의 움직임이 가득하다.
숲길을 걷는다.
적당히 호흡도 가빠오고, 힘에 부닥치는 오르막길이 있지만 가끔씩 걷는 이 길이 좋다.
땀으로 얼룩져 옷에 물기가 묻어나도 기분이 좋다.
나의 침전물이 배출되어 카타르시스의 정화감을 주지만
일상의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행복감을 잠시나마 누릴 수 있어 좋다.
내가 걸어 온 뒤로
연결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되돌아본다.
출발한 곳의 시발점에서 멀어질수록 잠시나마 나와 연결된 줄이 얇아짐을 느낀다.
티브이에서 쏟아내는 공중파의 우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살아가기 위한 수단과 도구를 홀가분하게 벗어버릴 수 있어 좋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어제 저녁 내내 고민한 걱정거리에 까지 연결된 일상을 던져 버릴 수 있어 좋다.
그렇게 큰 걱정거리로 다가왔지만 여기에서 내려다보면 미미하기 거지 없다.
사소함이다.
그렇다!
그저 티끌 같음이다.
습기 묻은 흙길을 걷는다.
좁은 숲길로 이어지는 이 길은 수없는 뭇사람의 발자욱의 마모로 이루어짐이리라.
생의 그림이 묻어 있고,
색깔이 묻어 있고,
생각의 먼지들이 앉아 있으리라.
牛 步
[이 게시물은 최관리자님에 의해 2010-03-31 20:51:17 감동글/좋은글에서 복사 됨]


어제 15기 워크샵 속리산 법주사에서 문장대 오르는 계곡과 숲길을 겅었으면 더 좋았을터인데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을 생각케하고, 푸르름도 꼬카옷으로 갈아입는 계절이 곳 도래한다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