處署를 맞이하며......

감동글

處署를 맞이하며......

현중재 5 51


處暑을 맞이하며.....
 
 
8월 23일 오늘은 24절기중 하나로 여름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찾아온다는 처서이다.

 옛말에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는 말이 있는데 최근 들어 하루를 멀다하고

 내리는 비로 인해 혹여나 애써지은 농사가 흉년이 들지나 않을까 한걱정이었는데,

 풍년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는지 오늘은 모처럼 화창한 전형적인 가을날씨였다.


 여름은 점점 더 무더위질 것이라는 예보에 설마 했는데 올 여름을 보내면서

 난 정말로 견디기가 힘들 정도로 무더운 날씨의 연속이었다.

 이 여름 언제 지나가나 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이불을 끌어안고 자야 할 정도로 계절이 빠르게 지나감을 느낀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더워야 곡식이 익어 가는데

 이제는 여름 하늘을 많이도 원망도 하고 빨리 가을이 찾아오길 기다렸다.


 처서인 오늘 출근을 하는데 무언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팔 소매가 어쩐지 어색한 그런 느낌이다.

 서늘함이 가져다주는 상쾌함과 여름을 아쉽게 보낸다는 섭섭함이 교차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고 해야 할까?

 밤에도 울어대던 매미가 귀뚜라미에게 자리를 내 주고 모기의 입도 비뚤어진다는 處暑,

 오랜만에 잠시 핸들을 잡고 따가운 햇살이 아닌 눈부신 햇살을 따라 들판에 나가 보았다.

 참깨를 수확한 밭에는 곧 다가올 추석을 위해 벌써 김장용 무, 배추를 심어 놓았다.

 빨갛게 영글은 수수에는 참새들이 떼거지로 몰려들고 있었다.

 논의 벼이삭도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파아란 청자빛 하늘은 푸르다 못해 금방이라도

 “쨍”하고 깨어질 것처럼 보였다. 파아란 바다에 흰 돛단배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눈부신 가을하늘이다.


 우레탄으로 잘 단장된 중량천  산책로에는 천연색의 코스모스가 수줍은 듯이 산들바람에 춤을 추고 있었다.

 올 여름 일찌감치 꽃을 피웠지만 그래도 코스모스를 보니 가을을 확연히 느끼게 된다.

 이제 개천의 물도 깨긋해지며,

 주변의 녹색 초목도 새로이 몸단장하며 산책로를 아침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저녁 느즈막에 푸른 물과 시원한 그늘로 이어지는 산책로에,

 태양이 반짝이는 아파트 불빛에 자리를 양보한,

 저녁 나절의 산책로 풀밭을 걷다보면 잠시나마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마음이 넉넉해지고

 편안해져 옴을 느낀다.


 특별한 것을 느끼고자 할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단 중량천 산책로를 걷다보면 내가 사는

 곳에 이런 산책로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또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사패 마당바위에서 바라다 본 시내의 풍경은

 호수위에 떠있는 그런 형상이었다. 

 투명한 하늘에서 뚝뚝 떨어진 물이 한천의 푸른 강물을 만들고

 물빛에 반사된 시내의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산들바람이 불어서 열대야가 없어져서 좋고 등산을 하기에도 참 좋은 날씨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 산소의 풀도 베어야 할 것 같고.

 찾아가 산소 옆에 누워 하늘에 게신 부모님과 마음의 대화도 하고 싶다.


 이번주말 햇살 좋은 처서날 아침에는 그동안 비로 인해 칙칙했던 이불이랑 옷가지들을

 옥상에 말리고 창문도 열어 환기를 시키면 좋을 듯하다.

 여름의 무거운 공기가 빠져나가고 가을바람이 집안으로 들어 올 것이고 말이다.....

 또한 올 여름 설악과 만나고 온 그때의 잔상이 아직도 가슴 저 한 켠에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경제도 몸살을 앓았다.

 어수선한 정치 탓인지 어려운 서민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안보여 걱정이다.

 산과 계곡, 경제, 정치권 등 전반에 걸쳐 묵은떼를 확 벗겨내는 일제 대청소를 실시했으면

 싶다.


 깨물어 보고 와락 껴안아 보고 싶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하늘이 펼쳐진 오늘,

 용광로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는 푸른 가을을 마음껏 사랑하고 싶어진다.

 들판엔 풍년이 가정엔 행복이 직장엔 활력이 넘쳐 다가오는 올 가을은

 모든 부분에서 시원한 소식과 함께 해바라기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는

 그런 가을을 맞았으면 하는 마음을 처서 날을 가져 보고 싶다.

 

 牛 步

 

 

[이 게시물은 최관리자님에 의해 2010-03-31 20:51:17 감동글/좋은글에서 복사 됨]

Comments

오자진1D
올 여름방학때 牛步를 만나러 걸어가볼까 차를 타고 가볼까 망설이다 보니  방학이 끝나가는데 다음주는 완전히 개학이 된건가

시간을 한번 만들어보세 연락 주고

최해원
그대 글을 대하노라면 우찌생긴 노미길래 이토록 이내맘을 콩땅거리게 하는지 보구싶네 그랴 ~~~
이십사밀날 송니사느로 와라 ~~~~~
와서 몰골함 보여주라 ~~~~~ 보구잡따 우보야 !!!
임우순
좋은 글 매우 고마우리..우보를 만나려면 산악회 등산에 가끔 나오셔.....
이은경
벌써 처서가 왔나.
그래 시간은 때로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곤 하지...
아니 알면서 멈추려해도 방법이 없지...

너무 그림같은 글을 올려주셨네.
글을 읽는 동안 편안한 마음을 갖었네. 친구 고맙구만.
가끔 글을 올려주시게.
읽는 재주는 있어도 쓰는재주가 없어서리...  

조만간 우보 수필집이 나오기를 기대하겠네. 
엄기준
아니 벌써 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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