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사람을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다.
그 사건의 실제 범인은
그 나라의 권세가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진짜 살인범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이다.
남자는 재판을 받게 되었고,
이미 자신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하기 위해
온갖 방법이 총동원될 것이라는 사실과
자신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재판관 역시 남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음모의 공모자였다.
하지만 정당한 판결을
내린 것처럼 보이게 하고자 남자에게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난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기 때문에,
신을 믿고 죄인의 운명을 죄인의 손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두 장의 종이가 있습니다.
한쪽에는 '무죄'라는 단어를,
다른 한쪽에는 '유죄'라는 단어를 적을 것입니다.
죄인은 그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십시오.
죄인이 고른 단어가 바로 내 판결입니다.
신께서 직접 죄인의 운명을 결정하실 것입니다."
재판관은 근엄하게 말했다.
그러나 재판관은
남자가 사형 선고를 피하지 못하도록
두 종이에 모두 '유죄'라고 적고,
탁자 위에 작게 접은 두 장의 종이를 올려놓았다.
남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레 탁자로 다가섰다.
그리고는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어 재빨리 입에 넣고 삼켜 버렸다.
재판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남자의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라 웅성댔다.
"무슨 짓을 한 거요? 이제 어떻게 판결을 내린단 말입니까?"
재판관 또한 예상치 못한 남자의 행동에 당황했다.
그러나 남자는
사람들의 동요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남은 종이를 살펴보면 제가 삼킨 종이에
뭐라고 쓰여 있었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내 비장의 무기는 아직 손안에 있다.
그것은 희망이다.
- 나폴레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