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린 사또

감동글

나이 어린 사또

황길중 4 52

나이 어린 사또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한국 전래 동화집을 읽다보니 나이 어린 사또 이야기가 있군요 어려서 신동으로 불릴만큼 뛰어 난 소년 하나가 십칠세가 되어 과거에 급제를 합니다 지방 고을에 사또라 나가게 되니 고을에서는 어린 사또가 재주만 높지 무엇을 하랴 싶어서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아주 제 멋대로입니다 사또는 생각하기를 내가 어린 사람이기로 나를 업수이 여기는 것은 좋아도 내가 사또라는 나라의 관직에 있으니 사또인 나를 업수이 봄은 나랏님을 가벼이 보는 일 한번 기회를 보아 버릇을 고치리라 생각합니다 몇번 말로 타이르고 하여도 도저히 고쳐지지 않자 어린 사또는 그 영특한 머리로 꾀를 내어서 석수장이를 불러 오라 합니다 석수장이에게 말하기를 돌로 갓을 만들어 십여개 가져 오면 후하게 값을 쳐 주겠다 하니 석수장이도 돌로 갓을 만드는 일이 난생 처음이라 어리둥절한데 아전이나 아랫 사람들은 철부지 사또가 돌갓을 만든다고 수근대기 시작합니다 며칠 뒤에 돌갓을 만들어 오자 사또는 관원들을 모아 놓고 그대들이 나를 업수이 여겨서 머리와 목이 뻣뻣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닌데 내가 그런 굳은 목과 머리에 어울리는 돌갓을 오늘부터 선물하리니 그대들은 앞으로 돌갓을 쓰고 다니시요 합니다 아무리 깐보이는 어린 사또지만 그 열마저 거역할수 없었던 관원들은 돌갓을 머리에 쓰고 나니 목은 저절로 구부러져서 인사를 하고 눈알이 빠져 나올것 같은 통증을 느끼고서야 사또가 선물한 돌갓의 의미를 압니다 백배 사죄를 하고 다시는 사또를 업수이 여기거나 능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돌갓을 벗너 던진 관원들은 다음 날부터 허리가 저절로 굽어 지며 사또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 같이 행동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 가면 관원들에게는 다시 좋지 못한 생각이 싹터서 마치 무엇을 소맷자락에 구겨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처럼 어린 사또를 가지고 장난치고 눈속임하는 일이 다시 일어 나기 시작합니다 사또는 이 사람들이 아직도 쓴 맛을 덜보았구나 싶어서 다시 한번 본때를 보이리라 생각하다가 어느 날 관원들과 같이 수수밭을 지나게 됩니다 사람 키보다 더 잘 자란 수수를 보며 사또는 다시 한 생각이 일어 나는데 옆에 아전에게 저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니 예 사또 그것은 수수라고 하는 작물인데 아직도 그걸 모르고 계셨습니까 합니다 ㅎㅎ 모르니 묻지 알면 묻겠습니까 그런데 저 수수는 저렇게 자라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하나요 하자 예 사또 그것은 봄에 심어 가을이 되면 저렇게 자라니 반년이면 족할것입니다 그럼 저 가운데 제일 크게 자란 수수를 밑둥에서부터 잘라 가지고 내게 가져 오시요 하고 시키니 아전은 그중에 사또의 키보다는 두배나 됨직한 수수를 하나 잘라다 받칩니다 그러자 어린 사또는 그대들은 재주가 많아 소맷 자락에다가 어린 사또를 집어 넣고 당신들 마음대로 휘두르고 주무르는 재주가 있으니 이 수숫대를 소맷속에 집어 넣되 꺾지 않고 집어 넣어들 보시요 만약에 하지 못한다면 내가 큰 죄를 물을 것이요 그러자 아전들은 아니 사또 이 커다란 수숫대를 어찌 소맷속에 넣을수 있단 말입니까 천부당 만부당 한 말씀이십니다 동방삭이가 와도 도저히 할수 없습니다 그래요 그럼 일년만에 이렇게 자란 수숫대도 마음대로 못하는 당신들이 십칠년이나 자란 나를 가지고 소맷속에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은 무엇이란 말이요 이렇게 말하자 아전들은 그제사 사또가 말하는 뜻을 헤아리고는 백배 사죄를 하면서 다시는 함부로 사또를 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백성이나 관원들을 억지로 힘을 써서 눌러 다스리고자 하면 그들은 면전에서는 굽힐지라도 뒤 돌아 서면 모두가 다 손가락질 하고 욕하기가 쉬운 일인데 힘이나 세력에 의지하지 않고 마음으로 깊이 감복하여 존경할수 있도록 한다면 그 사람은 오래 오래 신망을 얻으며 훌륭하다는 칭송을 받게 될것입니다 웃자리의 사람이 모자라면 아랫사람이라도 밝을 것이요 아랫 사람이 모자라면 웃사람이라도 밝아서 깨우쳐 주어야 그것이 옳게 되어 가는 도리이고 나아가서는 위 아래가 맑고 깨끗하여 한점 티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 나가야 할 방향입니다 힘 센자 앞에서는 구십도 인사요 저보다 못한 사람이라 여겨지면 머리 위에 군림하려 하는 자세라면 세상 사람의 입과 눈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직 잘 몰라서 하는 우치의 소행입니다

[이 게시물은 최관리자님에 의해 2010-03-31 20:50:05 감동글/좋은글에서 복사 됨]

Comments

임우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아보자구나...좋은 글, 음악 대단히 감사합니다....
엄기준
감사합니다~~~
김현식
그랴요! 참 조은 글 올려주어 감사하오`~~~~~~~
최해원
감동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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