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백두산-지리산)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봉인 비로봉(毘盧峰 : 1,563m)을 중심으로 동대산(東臺山 : 1,434m)·호령봉(虎嶺峰 : 1,042m)·상왕봉(象王峰 : 1,493m)·두로봉(頭老峰 : 1,422m) 등 5개의 봉우리가 모였기에 이름지어진 오대산!!
이중에서 두로봉과 동대산은 백두대간에 속하여 재작년에 이미 답파했고, 오늘은 상원사와 적멸보궁을 에워싸고 있는 비로봉, 상왕봉을 목표로 삼았다. (호령봉은 시간관계상 그냥 바라보기로 함)
노동절, 석가탄일, 일요일 등을 낀 황금 연휴지만, 오늘은 어린이날. 이런 날 절 근처에서 서성대는 아이들은 연구 과제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산사는 고요하다. 오늘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건만 상원사 주변엔 한창 봄 치장 중이었다.
'霜葉紅於 二月花' (단풍이 봄꽃보다 아름답다)라고 하지만, 연두빛 어린 싹의 향연에는 미치지 못한다. <단풍-낙엽-새싹-신록-단풍>의 가지런한 순환과 질서. 뻔한 삼라만상의 이치인데도 우린 종종 잊고 산다. 사흘 전 석가탄신일. 적멸보궁은 오색찬란한 연등으로 단장하고 있었다. 경건함과 엄숙한 보궁의 기상은 오간데 없이 그야말로 '야단법석(野檀法席)' 그 자체로구나!! (사진 찍을 때 배에 힘줬어야 했는데------ㅋㅋㅋㅋ)
그 와중에서도 여인들의 기원과 염원은 끊임이 없다. 산중에 울려 퍼지는 독경소리--- 목탁소리--- 행여 카메라 셔터 소리도 누가 될까 얼른 한방 누르고 자리를 피했다.
자!! 이젠 비로봉으로 오르자. 가파른 오르막길은 이내 고단하다. 날씨까지 더우니 금방 퍼진다. 셀카로 거의 죽어가는 모습을 찍어두다. 사실은 이번에 임관한 우리 아들이 이 순간 동복유격장에 있다. 녀석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야 약과 아닌가?
그러나 고통이 큰 만큼 결실도 야무진 법. 비로봉(毘盧峰 : 1,563m) 정상에 서니 동쪽 건너로 백두대간이 장쾌하고, 도로봉에서 시작한 한강기맥이 서쪽 호령봉을 거쳐 계방산으로 뻗어 내린다.
점심을 먹으려고 베낭을 여니, 아차차!! 도시락을 차에 두고 왔구나. 나이탓인가? 이젠 총명함마저 잃어가는구나 생각하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슬픔보다 더 큰 현실적 고통은 배고픔이었다. 그나마 참외 두 개, 우유 두 통이 위안이다. 대충 요기하고 서둘러 상왕봉으로 향한다.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에 그득하다. 봄기운에 저토록 여민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생물이 있을까?
상왕봉에 도착. 사진은 웃고 있으나 배는 고프고 날씨는 무더운 상황!! (진짜로 배가 홀쭉해졌음!!)
상왕봉에서 북대사 까지는 거의 날아 내려왔다. 월정사에서 홍천 내면으로 이어지는 446번 도로에 내려선다. 이 도로도 경관이 매우 뛰어난데 폭우로 길이 끊어져 지금은 차량 통행은 불가능하다. (작년엔가 중앙대 팀들을 제림이가 안내한 곳이 저 너머이다)
상원사 주차장까지 거의 6km. 오랫만에 비포장 산길을 걸으니 참 좋다. 길은 모퉁이를 돌면 또다른 모퉁이를 감고 내려간다. 언젠간 두다리에 힘이 빠져 걸을 수 없는 날이 오겠지. 인간이 걷는다는 것은 바로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다. 걷다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혼자다니면 심심하지 않냐?'고 곁에서 물어 올 때마다 나는 당황스럽다. 남들은 심심한가 보다. 난 아닌데-----.
북대사에 부식을 실어다 나르는 타이탄 트럭이 먼지를 일으키며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조수석에 얼굴 검게 그을린 아주머니가 졸고 있다. 삶이란 저리도 고된 것이 것만, 호젓한 산길 걸으며 나 혼자 똥폼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모든 생각을 접었다. 생각을 접으니 다시 허기가 진다.
길에 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여정의 종착점이 있을 뿐이다. 상원사 주차장에 당도하니 제법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결국은 돌아와 자리에 서면 사람들 사이----. 우린 그 속에서 부대끼며 울고 웃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일상의 여유를 접어야 하는 순간. 문득 오늘 거쳐온 산봉우리와 능선을 올려다 보니 아득하고 가뭇하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분교. 월정사 바로 앞에 위치한 <진부초등학교 월정분교장>. 학생이 없어 내년엔 폐교될 예정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글읽는 소리가 끊어진 마을. 그 마을의 미래는 어디일까? 무엇일까? 현관 앞에 태극기가 저 혼자 바람에 힘차게 휘날리고 있다. **
혼자 산행하며 얼마나 많은 생각에 잠기고 잠겼을까 ??
잠시라도 이놈 생각도 스쳐 갔으리 여기며 좋은것으로만 지나쳤으리라 달래보네 !!
내가 6중대라 다음주 월요일 새벽 동복 유격장으로 떠났었는데 요즘은 포병 장교들도 유격을 받나보네 !!
조소위가 좋은 추억 가득담을 유격훈련이 되리라 여겨지니 걱정에 앞서 젊음이 무척이도 부럽게 여겨지누먼 ~~~~~~~ 자네보다 더 건강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니 쓰잘데없는 걱정일랑 뿥들어 매시고 며칠후 보세나 !!!!!
요즘은 보포기공통 전투병과는 전부 다 유격을 받는다.
2,3주 전에 47기 후배들 유격장 수직하강 훈련장에서 한명이 죽는 불상사가 있었다 한다.
아마도 그 후라 주현이 아들은 걱정할거 없을게다.
몰라서 그냥 희희낙낙만 하다 왔구먼. 우리 아들은 사병으로 군에 있어 노심초사한다만. 대한민국 ROTC출신 소위인데 걱정하지 말게나.
금식하며 행동식으로 하면 몸이 가벼워 축지법(산악구보보다 조금 더 빨리 걷는것)도 가능한데
실행해보소서. 평창 대관령 촌장과 같이 황병산 산행한번 합시다
황병산도 좋겠고, 난 용평 발왕산을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음!! 용평에서 곤도라타고 올라가서 트레킹 삼아 능선 종주하면 근사할 듯!! 부담도 없을테고-----. 언제 한번 오시게. 한번 노닐어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