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황태자인 윈저 공작이 인도의 대표로 한 라자(인도의 지방 토후)를 런던으로 초대하여 연회를 베풀었다. 술잔이 오가면서 연회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갔는데, 연회가 끝날 무렵에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시종들이 들고 온 손 씻는 물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었다. 정교한 은그릇에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담겨 있었는데, 라자가 그만 그것을 마시는 물로 오인하여 단숨에 마셔버린 것이었다.

그러자 윈저 공작도 낯빛 하나 바뀌지 않은 채 태연하게 담소를 즐기면서 자기 앞에 놓인 손 씻는 물은 인도인처럼 마시는 것이 아닌가.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하나같이 황태자를 따라 물을 마셨고, 어색할 뻔했던 상황이 무마되어 연회는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영국이 인도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어내게 한 계기가 되었다.

만약 윈저 공작이 손님에게 물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줄 목적으로 우아하게 손을 씻어 보였다면 연회의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 당시 연회에 참석했던 한 대신의 말처럼, 윈저 공작이 은그릇의 물을 마셨을 때가 바로 ‘지혜’가 찬란한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수십만의 유태인이 희생되었을 때,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유태인 부자(父子)가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유일한 재산은 지혜이며, 남들이 1 더하기 1은 2라고 말할 때, 3이상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1946년 이들 부자는 미국으로 건너갔고 휴스턴에서 구리 그릇 장사를 시작했다. 하루는 아들에게 동 1파운드의 가격을 묻자, 아들은 주저 없이 35센트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맞다. 텍사스 사람이면 누구나 동1파운드 가격이 35센트란 걸 알지. 하지만 유태인의 아들이라면 3달러 50센트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1파운드의 동으로 문고리를 만들어 보면 알 게다.”

 

그 후, 20년이 흘러 아버지가 죽자, 아들은 혼자서 그릇 가게를 꾸려나가야 했다. 그는 구리로 북도 만들고, 스위스 시계의 태엽 부품도 생산하고, 올림픽 동메달도 만들어 사업을 키워 나갔다. 나중에는 1파운드의 동을 3,500달러 값어치로 둔갑시키며 맥케이 사의 어엿한 사장이 되었는데, 이 사람이 바로’ 뉴욕 주 잡동사니 사건’의 주인공이다.

 

1974년 미국 정부는 자유의 여신상을 새롭게 손질하면서 생긴 고철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공고를 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 쓰레기 처리에 응하는 회사가 없었다. 그 때 그는 프랑스를 여행하고 있었는데,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급히 뉴욕으로 날아가 자유의 여신상 아래에 산더미처럼 쌓인 쇳조각과 나사 더미, 목재들을 보고는 조건 없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뉴욕의 운송 회사들은 그를 어리석다며 비웃었다. 뉴욕의 쓰레기 처리 규정은 까다롭기 그지없어 까딱하면 환경 단체에 기소당해 벌금만 물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이 어리석은 유태인을 비웃고 있을 때, 그는 사람들을 고용해 쓰레기를 분류했다. 그리고는 쇳조각을 녹여서 작은 자유의 여신상을 만들고, 석회와 목재를 가공해 여신상의 단을 만들었다.

 

아연과 철로는 뉴욕 광장의 열쇠를 만들었고, 심지어 자유의 여신상 몸을 싸고 있던 회색 천도 잘라서 꽃집에 포장지로 팔아 넘겼다.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고철 쓰레기에 불과했던 물건들이 350만 달러의 현금으로 둔갑했으니, 동1파운드의 가격으로 따진다면 만 배의 수익을 올린 셈이었다.

 

지혜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세상에 이미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창조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심지어 쓰레기에서조차 막대한 부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삶을 창조하며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려면 비범한 지혜를 키워라. 자유로운 사고, 원대한 식견, 아름다운 마음이 그것을 도와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그 어떤 편견에 얽매이지 마세요. 지혜의 눈을 통해 당신은 새로운 상황을 창조해 낼 수 있습니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새로운 시각은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창조해 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런 도전은 당신에게 부와 자유로움,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냈다는 크나큰 기쁨을 선사해 주게 될 것입니다.

 

* 참고 자료: 수이 사오밍 저 ‘인생에 꼭 필요한 열 두가지 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