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

자유게시판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

0 355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

'국악진흥법'은 ‘창조적 상상력’의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한류 음악의 원형자산은 전통음악이라는 것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다. 특히 ‘국악진흥법’이 공포된 이후에는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통한 한류문화 확산의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였다.

(사)한국국악협회 ‘국악진흥법 전문가위원회’는 국악진흥법 발전을 위한 심도 있는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각 관련기관의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위원회의 각 위원들이 제기한 수십 가지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깊이 있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한 정책적 아이디어들을 도출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악신문 10월 30일자에 보도된 대로, 지난 3차 회의는 젊은이들인 2030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문화체육관광부 2030청년자문단 위원’인 박예원 위원을 객원 위원으로 초청하였다.

박예원 위원은 2017년 이전부터 진행해 온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 중에 아주 적은 쪼개기 예산 지원 등에 대한 문제점들을 다양하게 소개하였다. 그 중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에서 나타난 모니터링 부재에 대한 문제점과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또한, 지난 20년 간 창작공연 생태계, 즉 예술가들이 현장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무시된 채 시민의 문화향유라는 이유로 일회적인, 무분별한 지원이 계속되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면서 맞춤형 지원 사업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1898a0e86f67a2bf944f14a9677ed830_1699446780_0556.jpg

그리고, 국악문화산업의 진흥 및 육성의 정책 수립을 위한 여러 가지 요건 중 수요와 공급에 대한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국악학과 졸업생들의 취업 관련한 데이터 등 참고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수요자 입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수립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 개발 등이 주먹구구식으로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들을 강조하였다. 이렇게 현장에서 체험한 경험과 문제점들에 대한 많은 내용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위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위의 전문가위원회 회의 내용과 유인촌 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 중에 유사한 점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10월 3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책임 심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산하 기관들이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후 컨설팅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찰하고 돕겠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문체부 산하 기관의 직원들이 심의 결과를 퇴직 후에도 평생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유 장관은 "모든 지원 사업에 대한 심사가 600명~1천 명 가량의 전문가 풀로 운영된다"며, "현장 전문가란 분들이 심사하다 보면 손이 안으로 굽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산하 기관 직원들은 전문가 심사라며 거리를 두니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등 지원 기관 직원들이 심사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직원과 함께 외부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고, 심사 담당 직원은 가급적 인사를 안 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어쩌면 ‘국악진흥법 전문가위원회’에서 도출한 아이디어와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한 유인촌 장관의 답변으로도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유 장관의 지적대로 손이 안으로 굽는 심사의 결과는 현재도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악계는 좁아서 타 장르에 비해 더욱 심하고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각 분야에 상관 없이 그 실망의 정도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법이나 제도는 투표로 바꿀 수 있지만, 대부분의 문화와 과학은 투표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제도는 법이나 혁명으로 하루아침에 뒤엎을 수 있지만 문화 분야는 다르다. 미국이 금주법을 만든 이후 지하에 술집이 20만 개가 더 생겼다고 한다.

문체부 산하 기관의 직원들이 심의 결과를 퇴직 후에도 평생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다짐은 비장한 결의처럼 보여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이다처럼 느껴진다. 직원들의 전문가적 자질을 기대해 본다.

직원들이 전문가적 자질을 갖추게 되면, 유사한 직책을 일부 몇 사람과 그 카르텔에 의해 ‘위원회’, ‘위원장’을 나눠가지면서 장기간 독식하고 있는 기만적 구조가 바뀌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불만과 문화계 문제가 야기되는 원인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기만적 구조와 인습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창조적 상상력’의 행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Hot

인기 [대한민국ROTC중앙회] 중앙회보 307호 발간

댓글 0 | 조회 189
웹진 보러가기(https://rotcmuseum.or.kr/pdfjs/web/viewer.html?file=rotc0307.pdf)지난 회보 보러가기(www.rotc.or.kr)▶…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1

댓글 0 | 조회 234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1‘시행령’의 핵심은 2030 국악인들에게 많은 지원 이뤄지게 하는 것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지난 달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_70

댓글 0 | 조회 345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0“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자아를 깨닫는 예술교육이어야”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국악진흥법’은 제9조 ‘… 더보기
Now

현재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

댓글 0 | 조회 356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국악진흥법'은 ‘창조적 상상력’의 행정이 뒷받침되어야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한류 음악의 원형자산은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8

댓글 0 | 조회 395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8-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을 ‘문화’로써 해결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지금과 같이 정치가 어지럽고 경…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7

댓글 0 | 조회 447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7“문화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취임을 진심으로…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6

댓글 0 | 조회 411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6한류 확산이 문화 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으로 시너지를(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한국은행은 지난 9…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5

댓글 0 | 조회 464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5한류확산이 문화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으로 시너지를(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바야흐로 한류의 세상인…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4

댓글 0 | 조회 496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4한류확산이 문화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으로 시너지를(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2023년 7월 25일…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3

댓글 0 | 조회 492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3문화 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에서 새 길을 찾다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은 일제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

댓글 0 | 조회 551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 문화 융성의 길 - ‘온리 원(only one)’의 사고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요즈음 대통령 관저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

댓글 0 | 조회 491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 BTS와 아미 현상(1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브라질에서는 2019년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0

댓글 0 | 조회 568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0‘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 BTS와 아미 현상(1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이번 회에서는 데…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

댓글 0 | 조회 529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BTS와 같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왔다’ - BTS와 아미 현상(1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지난 1…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

댓글 0 | 조회 553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다양한 정체성에 대한 포용과 사랑 - BTS와 아미 현상(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각국의 정치적 사회… 더보기
Hot

인기 삽십오일 간의 서유럽 자동차 여행 - 문근찬, 이명희 지음

댓글 0 | 조회 788
이번에 다녀온 '서유럽 자동차 여행'을 작은 책자로 만들어 봤습니다.해외 자동차여행에 관심있는 동기들에게 약간 도움이 될 내용이오니 일독 바랍니다. 문근찬 ^^https://www…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

댓글 0 | 조회 616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BTS의 음악이 투쟁가처럼 등장 - BTS와 아미 현상(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6

댓글 0 | 조회 699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6마음의 근력으로 빚어진 ‘한류’ - BTS와 아미 현상(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먼저, 앞의 55회에…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5

댓글 0 | 조회 626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5BTS와 아미 현상(6) - 문화적 사회 현상 창조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 더보기
Hot

인기 [대한민국ROTC중앙회] 중앙회보 299호 발간 안내

댓글 0 | 조회 815
웹진 보러가기(http://www.rotc.or.kr/_neo/pdfViewer/web/viewer.html?file=/_neo/contents/webzine/pdf/rotc029… 더보기
카테고리
Banner
  • 글이 없습니다.
최근통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