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문득 생각난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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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문득 생각난 시(詩)

조주현 10 1,262
설날 밤입니다.
내가 장남이라 우리집에서 차례를 모십니다.
흩어진 형제들이 식구들을 끌고 춘천에 내려왔습니다.
겨우 어제 하룻밤 자고는 차례를 지내기 무섭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긴 아쉬우면서도 모두가 돌아간 뒤에 나나 집사람도 쉴 수 있어서
내심은 싫지 않기도 합니다마는 ----
설날도 이젠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만큼 살기가 팍팍하고 무언가 쫒기듯 바쁘기 때문일테죠.
 
그런 설날이면 문득 생각나는 시가 한 편있습니다.
각박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말자는 따뜻한 메세지가 담긴
김종길의 <설날 아침에>라는 시입니다.
 
찬찬히 읽어 보시고 금년 한 해
작지만 소중한 소망과 바람을 안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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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정진앙
조주현 교장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시 즐감하고 갑니다.
새봄과 함께 많이 바빠지겠지요?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이계인
조주현동기! 설 명절 잘 보내셨나!
정신 없이 보내는게 명절인데
시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서 좋습니다.
정황섭

명절이 여유롭지 못하고 항상 바쁘게 보내는데 이글을 읽고 마음의 여유를 갖네요. 조주현교장 고마워.

조주현
댓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올 한해 보내시기를----. 나도 그동안 뜸하다가 동기 홈피에 들어오니 사람들 왕래가 별로 없네요. 동기회 활성화 차원에서 홈피가 활용되기를 기원합니다.
설날 여동생 사부 상 부음을 받고 서둘러 고흥까지 다녀온 걸음이 정신줄이 없네요. 
왕복 790km를 차안에서 앉아있다 보니 온몸이 뻐적지근 합니다.
조교장 글과 시를 읽다보니 이제 머지않아 우리의 설 풍속도 바뀌지않을까 싶네요. 
제 자식들은 고향이 서울이 되었고, 
귀성길이 따로 없는 세대가 40줄에 이르렀으니 ~~
좋은 시 고맙소이다. 
조주현
맞아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명절도 덜 즐겁다하더이다. ㅎㅎㅎ  새해에도 늘 동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세요. 나도 이제 춘천에 왔으니 동기 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우현
조 교장이 장남이라 옛날 부모님 역할을 하고 있구먼
설 쉬느라 수고 하시었소
그 시를 읽고 나니 조교장의 감흥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소
 
조주현
회장님도 복많이 받으시고, 금년엔 기회가 있을 때 서산(?) 공장 구경도 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더 좋겠네요.. 충성!! 
임우순
항시 건강하시고..만사형통하시고..좋은 일만 탄생하시길,조교장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조주현
ㅎㅎㅎ--- 임우순 동기도 새해 복많이 받고 늘 건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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