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부부여행(6) 발마사지와 밤의 열기(^_^), 이상한 여인(?)
16:00분 다시 해변으로 나가서 바다수영을 즐겼습니다. 민물보다 훨씬 몸은 잘 뜨는데, 고개를 들고 수영을 하는 것이 아내는 익숙하지 않은가 봅니다. 즐거웠습니다. 아내는 수영교실에서 마스터 반까지 올랐으니 저보다 훨씬 잘합니다만, 바다에서는 역시 개헤엄이 최고(^^) 입니다.
이곳 해변의 모래는 입자가 무척 고와서 마치 밀가루같은 느낌입니다! 각양각색의 산호가 해변에 밀려와 있는데, 모양이 다양해서 무척 재미있습니다. 야자수가 좋고, 해변마다 다양한 모양의 의자가 놓여있는데, 자릿세는 없습니다.
해변으로 나오는데 유미씨와 준선이 어머님이 발 각질 제거(?)를 하고 있습니다. 유미씨는 영어가 우리 일행 중에서 제일 능통합니다. 영국과 호주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착(?)하고(젊은이들은 이렇게 표현(^_^) 하더군요?), 무엇보다 마음이 이쁩니다. 다른 사람의 어려운 점을 보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줍니다. 준선이 어머니한테 통역을 해주는데 깜작 놀랄 만큼 영어를 잘합니다. 첫날에는 신경을 안써서 몰랐습니다.
유미씨가 아내에게도 권해서 덕분에 아내와 저도 팔자에 없는 발마사지를 받았습니다. 금액은 성인 1인당 500페소(약 1만원), 현지물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그 아주머니 유미씨 덕분에 속된말로 땡(^_^) 잡은 겁니다. 그아주머니 유미씨한테 코미션(^_^) 줘야하는데...! ㅋㅋ
전날 밤 몇가족은 코코넛 오일마사지를 했는데 무척 좋았다고 하네요! 유미씨가 저녁 9시에 단체예약을 해왔습니다. 이러다가 병구씨 밀어내고 모두 하기 싫어하는 반장으로 강제 추대(^_^)되는거 아냐?(크크). 현지 가이드보다 영어실력이 나을 것 같으네요.
18:30 저녁은 각종 음식재료와 밥을 선택하여 가져가면 즉석에서 볶음밥(?)으로 만들어 주는 일종의 변형된 뷔페를 먹었습니다. 고기는 돼지고기, 닭고기 종류고, 각종 양념이나 향신료를 선택하는 건데, 가이드는 안내만 할뿐 정보제공이 없습니다. 이건 아니잖아! 별로 입맛에 맞지는 않습니다.
대신 일종의 스테이지쇼를 하네요! 필리핀사람들의 노래 실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노래와 어학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그래서 어학이 약(ㅠㅠ)한가? 노래에 자신이 없으니..(ㅠㅠ). 한국노래를 할때는 한국가수인지 필리핀 가수인지 잘 구분이 안가더군요.
식사하면서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걸 보다가 흥이나면 손님들도 나섭니다.
앞에 팁박스라고 한글로 적혀있는 상자! 서툴지만 또박또박 잘 껐더군요! 흥겹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이더군요! 저야 음치(ㅠㅠ)라서 구경만 했지만 반장님 부부와 지은이 부모님이 각각 스테이지 위에서 음악 실력을 뽐냈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안 나네요!(ㅠㅠ)
지은이 어머님은 완전 프로가수 같은 모습입니다. 느낌이 우리때의 인기가수 패티킴 비슷(^_^)하군요! 지은이 아버님은 아깝게 얼굴이 가렸네요! 얼굴이 잘생겨서 올리고 싶었는데. 무척 가정적인 분인 것 같습니다.
지은이 어머님도 완벽(?)한 영어를 구사합니다. 발음이 좋고, 특히 억양, 제스츄어가 아마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영어교육의 문제점을 현지인 웨이터와 토론(?)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는데, 아주 정곡을 찌르고 있더군요! 문법보다 단어가 중요..!
식사 후 해변도로의 상점가를 돌다가 9시에 오일마사지를 받으러 같습니다. 1시간정도 하는데 하는 사람이 여자라서 힘이 없어서 그런지 별로 자극은 강하지 못했습니다. 가격은 1인당 7$(약 7000원). 끝난 후 15$을 주고 거스름돈은 가지라고(keep the change!) 했더니, 아내가 눈을 흘깁니다. 자기담당한테 줄려고 1$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가 실수 한 거죠! 결국 아내가 페소를 꺼내 줍니다.
마사지샵에서 나와서는 끼리끼리 해안도로에 있는 D-Mall(상점가)이라는 곳으로 구경을 갔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시장과 축제때 열리는 난장을 섞어놓은것 같은 분위기! 반장님 사모님한테 정보를 받은 Budget mart라는 슈퍼를 찾아갔는데 정찰제고, 무척 싸답니다. 역시 대한민국 아줌마인 아내는 호텔의 물 값이 비싸다며 똑같은 상표의 물과 맥주를 삽니다. 오늘 냉장고에서 꺼내 먹은 걸 도로 채워놓고 호텔에는 돈을 주지 않겠다는 거죠!(역시 우리 마누라!!!)
호텔 풀장에서 수영도 하고, 12:00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좀 피곤합니다. 잠이 들었는데 맹렬한 모기의 공습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루종일 베란다문을 열어놓은 사이에 대규모 방문객(ㅠㅠ)이 몰려왔던 모양입니다. 앵앵거리는 소리와 더불어 비몽사몽간에 팔을 휘두르는데 눈 위에 정통으로 한방 쏘이고 일어났습니다.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아내는 뭘 그러냐고 잠결에 짜증을 냈지만, 호텔 프런트로 갔습니다. 아무도 없네요! 새벽 2시니까요! 경비원에게 도와달라! 모기(mosquito) 때문에 못 자겠다!고 했더니 안으로 들어가 직원을 깨워주더군요! 직원이 곧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방 번호를 묻더군요!
그리고는 방으로 가는데 프런트와 방사이의 거리가 꽤(한 150m? 쯤) 됩니다. 방 층계를 올라가는데, 분무기 같은 걸 든 직원이 내려오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212호에 왔냐고 하니까 그렇답니다. 가서 문을 두드리니 아내가 신경질이 잔뜩 나서 문을 확 엽니다.
알고 보니 직원이 나보다 먼저 가서 문을 두드리고 분무기를 보이니 아내는 잠결에 뭐 팔러온 사람인줄 알고 문을 쾅 닫았답니다(직원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크크크).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분무기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불과 방구석구석에 뿌리고, 기다리고 있는 직원에게 1$와 분무기를 돌려주고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아내가 냄새가 지독해서 잠을 못자겠다고 난리를 칩니다(ㅠㅠ모기보다 아내가 더 무서워).
별 수없이 문과 창문을 활짝 열어서 맞바람이 치게 하고, 아내를 달래서 재워놓고, 베란다에 나가서 담배한대를 피워 물었습니다. 잠이 깨어서 맨송맨송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곳에 와서 싸움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고, 술과 각종 유혹이 많고, 빈부의 격차가 큰 장소에서 싸움이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필리핀사람들의 민족성 때문에? 그러고 보니 행상하는 사람들도 귀찮게 하는 일이 없습니다. 한번 보여주고 이쪽에서 no하면 군말 없이 물러납니다. 팔아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또 만약 한국이었다면 이런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잠은 점점 더 달아납니다.
2:30 호텔 밖으로 나갔습니다. 경비원에게 “마간당 오마가”했더니 이 친구, 싱글싱글 웃으면서 "어디 가냐?"고 합니다. "산보 나간다" 했더니, "마사지하러 가냐?"고 묻는데, 얼굴표정이 “다 알아! 임마!” 하는 느낌입니다.
"아니 마사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해안도로로 나섰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번잡한 길을 가는데 길옆에 있던 필리핀 아가씨가 “마사지?” 하면서 말을 겁니다. 대꾸 없이 걸어갔더니 한 20m도 안갔는데 앞에서 왠 동양여자가 마주 오다가 별안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아는 사람인가 하고 쳐다보니 "서울에서 왔느냐?"고 유창(?)한 영어로 묻습니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는 홍콩사람인데 서울에서 2달간 생활한 적이 있다. 잠깐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냐고 했더니 “해변가에서 천천히 이야기 하고 싶다!”
헉! 이건 뭐야? 설마 내가 멋있어서 작업(?)거는 건 아닐거고.... 영어가 딸려서 대화할 능력이 없다고 했더니, “말은 안 해도 된다. 50$이다.” 라고 합니다.
아하! 아까 경비원이 싱글대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 자야 한다고 하고는 바로 호텔로 튀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알아볼 걸 하고 좀 후회는 되지만...! ㅋㅋ!
새벽 3:00 잠이 안 옵니다. 베란다에 앉아있는데, 일행 중의 젊은 두 사람이 들어오네요! 크크!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일을 알고 있다”의 패러디가 생각나네요! “나는 두 사람이 몇 시에 들어왔는지를 알고 있다(^o^)”
----2째 날의 기록입니다. 모두들 추석명절 잘보내십시요!
다음편 (어학공부와 스쿠버다이빙)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