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는 이야기-18) 내이름 유감(?)

어릴때 이름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었습니다!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옥하가 뭐냐고 부모님을 원망(^^)도 했었는데...!
 
지금도 불편한건 어디가서 이름을 대면 옥화라고 쓰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귀찮아서 그냥 두지만 신문 지로영수증에도 서옥화 귀하라고 쓴채로 오고 있고,...(^^)! 병원에서 이름불러서 가면 환자는 어디 있냐고 물어봅니다! 이번 송년회에서도 명찰에 서옥화로 적혀있어서, 싸인펜으로 고쳐서 달았고..! 이런 일이 워낙 자주(^_^) 있어서...!
 
그런데 원래 내 본명은 병화입니다. 불꽃 炳, 빛날 華 가 본명인데, 왜 하필 이름에는 금기시 되는 구슬 玉자가 들어갔을까? 옥은 깨어질 수 있기때문에 돌림자에서도 제외된 글자입니다. 따라서 여자 이름에는 간혹 쓰여도, 남자 이름에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원래 이름인 병화라는 이름을 쓰면 어려서 단명한다고 어떤 사주쟁이가 한마디해서 놀란 할아버지 할머니가 물어 물어 옥화로 바꾸었다고 하더군요. 옥은 깨어지니까 그걸로 액땜하라고 했다던가?? 처음 얻은 귀한 남자손자(사촌 누님들만 셋이 있습니다)라서 할머니가 여기저기 뛰어다니시면서 고른 이름이라네요!
 
완전히 여자이름이 되었는데, 아무리 옛날 분들이라도 좀 이상했던가 봅니다. 남자이름으로 고친다는게 물 河로 된거랍니다. 족보책에는 이름 병화, 자는 옥하로 적혀있고. ㅋㅋㅋ! 어쨌든 50 중반도 넘겼으니, 그 사주쟁이 말대로 액땜해서 이만큼 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미안한건 그덕분에 내 사촌동생들은 전부 옥자로 시작되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옥성이, 옥명이, 옥환이 등등..! 동생들도 좀 불편했을라나? 족보에는 병성, 병명, 병환으로 되어있는데, 이게  더 이상(^_^)하군요! ㅎㅎㅎ!
 
지금은 나이들어 그러려니 하고 살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일도 있습니다. 학교 동료중에 자주 연락하던 사람이 있는데, 그 부인이 핸드폰을 보니, 왠 여자(?)하고 수없이 통화를 했다고 싸움을 걸어왔답니다! 덕분에 같이 식사도 했습니다! ㅋㅋㅋ!
 
지금은 없어졌는데, 옛날에는 여성부 등에서 자문할 여교수 찾는다고 전화가 자주 왔었고...! 뭐 여성할당제 때문에 여성 교수님들 마구잡이로 발굴(?)하던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이야기이지만...!
 
고교동기 모임(네이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옛날에는 카페지기들은 일반회원들과 DB가 달라서 그냥 실명으로 돌아가기가 쉽지는 않있습니다! 그래도 귀찮아도 마음만 먹으면 실명으로 할 수도 있지만, 굳이 하지 않고 나혼자만 "옥하산인"이라는 필명을 쓰고있는 이유는 이와 비슷한 불상사가 생길까 염려되어서...! 괜히 나때문에 부부싸움 났다고 하면 제가 책임(^_^)을 져야 하잖아요?

대학때 친구가 군대에 일찍 갔는데 여자소개를 시키라고 괴롭히는 고참에게 엿먹으라고 3여자중 고르세요 하고 조명희, 김명선, 서옥하 세이름을 주었답니다. 당연히 셋다 시커먼(^_^) 남자입니다.
 
그 고참이 욕심이 많았던지...! 당연히 집주소는 모르니 학교로 동시에 우편물이 왔고, 우리는 이게 뭔가? 하고 벙떴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쨋든 40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50넘으면 자기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할텐데...! 하는 생각은 가끔 해봅니다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군요!

성명학에서는 이름을 잘 지으면 성공한다고 사기(^_^)를 치는데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얼마나 열심히 사는가가 중요하겠지요!
 
어느 모임에 갔을때 친구가 한말!
"성공했다, 실패했다 하는 말은 우리 나이쯤 되면 큰 의미없다. 살아있는것만 해도 성공한거다.
그냥 열심히 사는거지 뭐"
라고 걸어가면서 한 이야기에 크게 동감합니다. 그래도 저도  (장)동건, ~훈, 원빈, 현빈, (차)승원, (유)덕화 같은 멋진 남자 이름을 갖고 싶기는 합니다만...! ㅋㅋㅋ
 
친구들 모두 즐겁게 힘차게 삽시다!

2011년 1월 2일 새해에
여자 이름가지고도 못생겨서 죄송(^_^)한 서옥하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