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호ROTC 동기 부인의 수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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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호ROTC 동기 부인의 수필 중에서 .....

문순만 11 900
아들을 생각하며
최천숙
 
나는 사진을 찍을 때, 가장 행복한 얼굴 표정을 하고 싶다. 그럴 때 순간 아들의 어릴 적 모습을 떠 올린다. 아들의 귀여운 얼굴을 떠올리면, 내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하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얼굴을 하고 싶을 때, 렌즈를 쳐다보며 아들얼굴을 생각한다.
남편이 전방 5사단에서 근무할 때, 나는 어린 아들과 갓 난 딸과 함께 친정이 있는 대구에서 살았다. 내가 직장에 다니기도 했지만, 남편이 가정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바쁜 중대장 업무를 잘해내길 바랬다. 가정 경제와 자녀 양육은 모두 내 몫 이었다. 한 달에 한두 번 오가며 만났으니, 우리가족이 함께 살기 시작한, 아들이 유치원 들어갈 무렵까지 아빠를 잘 모르고 지냈다. 아이들에게 군복을 입은 아빠는, 엄격하기만 했다.
나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멀리 있는 남편보다 아들을 믿고, 의지하며 살았다. 잘 때도 엄마 안아줘 보라고 하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목을 껴안아 주었다.
남편을 따라다니느라, 초등학교를 4번씩 옮기며 시골에서 다니다가, 수도방위사령부가 있는 서울로 와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전학은 안했지만, 이사는 네다섯 번 하며 학교를 다녔다. 남들 다하는 과외공부 제대로 시켜주지도 못하고, 먼 거리의 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리고 강원도로 간 남편과 아이들 사이를 오고 가느라 보살펴주지도 못했지만,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에게 자식 잘 키웠다는 말씀을 들었다. 사실 자라면서, 때려 줄 일이 없을 만큼 착하게 잘 자라주었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해 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이 생명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아들을 육군사관학교 안으로 들여보내며, 느닷없이 헤어진 후, 지금까지 대화조차 마음껏 편히 나눌 시간이 없어, 사랑을 많이 주지 못 한거 같아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다. 군복으로 갈아입고, 빈틈없이 짜인 시간표대로 바쁘고 힘들게 보낸 생도생활. 엄마 품을 일찍 떠난 것 같아 늘 아쉽고, 안쓰러웠지만, 탈 없이 잘 견디어 영광의 소위계급장을 달았다.
한번은 행군을 하고 왔을 때 인가 발바닥 살이 떨어져 있어, 얼마나 가슴 아팠던지...
졸업식 날 우리가족 모두 울었다. 벌건 눈으로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하는 아들을 보고,남편도 나도 눈물지었다. 힘들고, 자랑스럽고, 기쁨의 눈물 이었다. 그날 지금의 며느리도 아들과 함께 졸업식을 했다.
나는 지금도 태극기를 보면 감동하고, 애국가를 부르면, 목이 메인다. “조국” “민족”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고, 군인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부강한 나라가 되길 바라고, 우리가족들이 여기에 동참하길 바란다. 그래서인지 남편도 아들도 며느리까지 군인이다. 딸도 국회에서 일을 하니 모두 나라 일을 하는 셈이다. 누구든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올바르게 살면 나라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소대장으로 명받고, 강원도 양양으로 떠나는 아들에게 바람으로 전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너의 세계를 펼치거라. 기대와 두려움도 있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의연하게 나아가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혜롭게 병사를 잘 다스리고, 부대관리를 잘하여, 명예를 지키고, 국가에 충성하는 훌륭한 군인이 되길 바란다. 네 뒤에는 언제나 변함없이 지키는 가족이 있단다.
아들이 소대장을 끝내고, 오면서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 힘든 군대생활이라 내조하는 며느리였으면 했지만, 군인 며느리를 얻게 되었다.
나는 신부 집으로 혼수 함을 보내며, 혼서지와 함께 편지를 넣어 보냈다.
주실 에게
너를 우리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어 무척 기쁘구나. 혜원이와 너와의 첫사랑이 세월이 흐르면서도 지속되어 결혼에 이르니 그 사랑이 영원하길 기원할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축복하고 싶구나. 그러나 결혼은 연애보다 훨씬 길고, 평생을 함께 평화롭게 지내야 하니,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단다. 이제는 너희 둘이 중심이 되어 한 가정을 이루어 내는 거다. 자녀를 잘 키우고, 부모의 평안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자신 만을 위한다면 결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어야 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어려운 공부를 마치고, 국가의 간성이 될 생도를 가르치는 교수로 우뚝 서게 된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버지는 혼자의 힘으로 성실함과 청빈을 바탕으로 이 자리에 섰으니, 자랑으로 삼아도 부족하지 않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우리 가정을 잘 꾸려나가 이 사회와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름다운 날이다. 오랜 사랑이 결실을 이루어 만물의 축복을 받으며 한 가정을 이루어 대물림하며 앞으로도 노력과 헌신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아가길 바란다.
다시한번 자랑스런 너를 우리 집의 새 식구로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고맙다.
 
이제 9사단에서 중대장을 하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 늘 바쁘고, 남편과 아들사이에 30년 가까운 세월의 차이가나도 아들은 아빠처럼 명절이고, 집안의 대소사에 참석하지 못한다. 며느리도 박사학위 따러 미국으로 가고, 밥이나 챙겨먹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가끔 한 번씩 하는 전화목소리는 언제나 씩씩하다. “엄마! 걱정 하지마. 잘 살고 있어요.” 그래 그렇게 살아도, 행복하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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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문순만
우리는 혜원이 모습에
우린 늘 늠늠함을 볼 수 있었고,
그 부모 또한 멋있는 군인의 표상으로
나에게는 늘 자랑스러운 친구였소

그간에 힘겨웠던 지난 날들을
추억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
이제는 무엇보다 가정의 평화와
건강이 늘 함께하길 기원해 봄니다.

그레이스 최 당신은
훌륭한 어머니이고
멋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
아름다움 여인입니다.

화이팅!!
그레이스 최
최해원
김홍배장군 아들 며느리 이야기구먼 ~~~ 근데 아들 이름이 군단장 이름캉 비슷허네 ㅋㅋㅋㅋ
이름보니 군단장까지는 따놓은 단상일세 김혜원대위 ~~~
열심히 정열을 바쳐 이나라의 간성이 되어다고 ~~~~~
이충희
성공한 삶 가정생활 축하합니다.
백이근
정신적으로 풍요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임우순
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윤윤병
  좋으 글 참으로 감사합니다.
정용상
하없는 모성애가 향기로 묻어 납니다. 감사합니다.
서옥하
역시 글에 담겨있는 진심이 문장의 기교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군요! 좋은 글 감사!
오자진
존경 합니다
이진팔
정말 훌륭한 가족입니다.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이승준
김홍배 장군 어부인께서 쓰신 글인가 보네..

와~ 대~단하다..
평생 군인의 아내로 살아오면서 갖가지 어려움을 다 겪어왔는데..
아들을 또 군인으로 국가에 바쳐 놓고, 노심초사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가슴 찡~하게, 참~ 잘 그려 놓으셨네..
(글을 읽어가면서, 한편으론 신사임당이 떠오르는 것은 왠일 일까요?)

남편 내조도 잘~ 했고, 아들도 잘 키우셨고, 훌륭한 며느리도 맞이하셨으니,

"3관왕" 이네요~

박 수~ 짝..짝..짜~악..
em6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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