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장 사고일지-22) 구타금지와 소원수리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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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 사고일지-22) 구타금지와 소원수리의 추억

서옥하 13 941
(소대장 사고일지-22) 구타금지(?)와 소원수리의 기억
 
구타금지! 처음 자대 배치받았을때도 저런 말이 있었던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아마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 들은건 중위달고부터였던것 같습니다만,  그런 말을 듣는다고 구타가 없어질리야 있겠습니까? 잠깐 다른데만 쳐다보아도 고참이 후임병 군기 잡는다고 퍽퍽 소리를 내는데...! 그리고 듣고도 못들은 척(^_^) 다른쪽을 보는게 당연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소총소대장 시절에는 밤중에 내무반장이 애들 집합시켜서 패는 소리를 듣고도 자장가 삼아 단잠을 자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단풍하사들이 온지 얼마안되어서 고참병장들하고 알력이 생겨, 좀 시끄러운 일이 있고나서 부터 밤중에 내무반에서 지~랄(^-^)하면 죽인다! 라고 엄포를 놓고, 뒤늦게 단속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처음 걸린 놈이 담배사가지고 왔던 병장! 구타금지하라고 해놓고 두둘겼으니 참 뭔가 말이 앞뒤가 안맞는것 같기도 한데...!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도 아니고...!(ㅠㅠ)
 
그런데 좀 심하게 단속을 하니, 군대생활이 좋아져야 하는데, 고참들은 어딘가 허전했던가 봅니다. 한번은 내무반장이 면담을 요청해서 "소대장님! 요즘 애들이 너무 빠져서...! 오늘 하루만 눈감아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는 겁니다.  뭔가 이유를 댔었을텐데, 기억이 안나는군요!  내무반에서 전체기합은 안되고, 일부만 데리고 밤중에 바깥에서 알아서 해라! 하고 반승낙(?)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좀 걱정(?)이 되어서 화장실옆 공터에서 숨어서 내무반장이 상병이상 고참들을 집합시켜 군기잡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아마 내무반장도 내가 숨어보는걸 짐작했는지, 누가 들어도 괜찮은 말로 애들을 잡더군요! 줄빳다를 치면서...! "앞으로 확실히 해!" 해가면서, 1시간 정도 굴리더군요!
 
그런데 다음날 일조점호부터 애들이 뭔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좀 빠릿빠릿해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역시 군대의 특성상 구타나 체벌없이는 뭔가 2%(^_^) 모자란 건지도...! 당시 군대생활하던 병들 이야기로는 밤중에 집합해서 맞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이 잘 안왔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겠지만...!
 
윗분들한테 혼난적이 별로 없는 편인데, 기억나는 일화가 두건 있습니다. 연대에 부연대장이라는 직책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저희 연대에 2~3달 정도만 부연대장님이 온적이 있습니다. 연대장님의 육사후배로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서 곧 제대해야 하기때문에 연대장님이 데려왔다는 소문이 퍼진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좀 정신이 이상했는지 어디가다가 별안간 차세우라고 하고 운전병을 하차시켜 이유없이 팬 다음! 가자라고 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라서 모두들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부연대장님이 CP로 오라는 호출이 왔습니다. 응? 왜 불르지 하고 갔더니 별안간 "네가 그렇게 애들 잘패???" 하고 묻는겁니다. 헉! 이게(ㅠㅠ) 뭐야! 죽었구나! 하고 바짝 쫄아서 대답도 못하고 빳빳하게 서있었는데, 이상하게 그냥 "가봐!"하는 겁니다. ??? 그때 생각나는게 며칠전 제대하는 병장 회식후에 술취해 옹알대던 친구 손좀 보았는데, 그놈이 사단가서 소원수리 쓰고 나간게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만, 진실은 알수 없습니다.
 
당시 소원수리는 병사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겠지만 한번도 걱정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부하들한테는 잘(?)해주었다고 생각했고,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으니 당당하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요즘 생각해보면 나는 정당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부하들한테는 억울한 사연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번은 할아버지 선임하사(상사)덕에 친(?)했던 작전참모님한테 쪼인트 까였던게 기억나는군요! 그때 주번사관을 하고 있는데 주번사령인 작전참모님이 순찰돌다 행정반에 들렸습니다. "백마! 근무중 이상무!" 하고 보리차 나눠먹고 같이 내무반에 들어갔는데...! 선임하사가 내무반에서 애들데리고 술마시면서 시시덕 거리고 있었습니다. 보통 뒷산에 파견나가 있어 부대에 잘 안오는데, 하필 그날 몰래(ㅠㅠ) 들어온 겁니다.
 
그런데 선임하사가 난리치고 있는걸 보던 작전참모님이 "이새끼! 뭐가 근무중 이상무야?" 하고 돌아서면서 내 쪼인트를 세차게 깠습니다! 헉! 그런데 술이 떡이 된 선임하사가 "야! 왜 우리 소대장님한테 행패야?" 하고 대든겁니다. 아이고! 선임하사! 제발...! 하고 사정을 하는데도 막무가내...! 워낙 나이도 많고 제대가 얼마 안 남은 할아버지다 보니 작전참모님도 차마 손은 못대고, 욕만 몇마디 하고 나가버렸습니다!
 
그때 죄없이(?) 맞은게 억울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저보다 휠씬 억울하게 맞은 병사들도 많았겠지요! 우리때 많이 쓰던 표어(?) " X으로 밤송이를 까라면 까는거지 뭔말이 많아"같은 말은 없어졌을라나요? 여군은 "XX로 침상의 못을 뽑으라면 뽑는거지.." 라고 한다는 믿지 못할 우스개도 들었지만...! 지금 군대에도 소원수리라는게 있는지? 아니면 단어가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군대에서는 구타는 물론 야간집합이나 욕설도 못한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사병들 군기를 잡는지 쓸데없는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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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최해원

ㅉㅉㅉㅉ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모든 책임은 소대장이 져야하므로 고참들에게 모범을 보여라 솔선수범해라고 강요했었고 채벌은 소대장이 직접 했었다 ~~~ 
단체로 얼차려를 매섭게 시켰고 엇나가는 고참들은 내손에 나가떨어졌었지 ㅋㅋㅋㅋ
고참이 되는 놈을 따로불러 군대생활 얼마 안남았으니 좋은모습 보여주고 솔선수범해 달라고 부탁부터 했었고 고참이 소대장위에 군림하는꼴을 죽어도 허용 안했따 !!!
나같았으면 할배 선임하사라해도 어림 반푼어치도 없따 작전참모 앞에서 보기좋게 귀싸데기 날렸을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옥하

나는 군단장과는 반대로 단체얼차려는 되도록 안시켰어! 전투력 증진에는 군단장 스타일이 효율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억울한 희생(?)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잘못한 놈만 집중적으로 족쳤지!  나머지는 부동자세로 보게했는데 그게 더 잔인한 방법이었을지도...!
집안에 형님들이 없어서 선임하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항상 어색했었지! 만약 형님들이 있었다면 나름대로 요령도 생겼을텐데...! 그저 주번사관 대신 서주는 걸로 내편 만드는게 고작이었지! 그래서 사이는 좋았지만...!

이삼범

고.. 술 땜시 벌어지는 사건이 많았던 그 시절이었지  ㅎㅎㅎㅎㅎ//
근디 몇 해 전에 국방부 해군 의장대에서 근무한 울 아들왈..
구타는 없었지만 집합은 있었단다.. ㅎㅎㅎ 

서옥하
의장대도 무척 군기가 세다고 들었는데...! 아버지보다는 조금(^^) 더 수고가 많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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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순
군대교육목적상 구타는 있어야 된다...장기적으로 볼때는 별 효과가 없지만서도 단기적으로 볼때는 효과 100%다...신병한테 반말도 못하고, 고참이 신병 세탁과 식기세척까지 해야 한다고 하니 기가막힌다..., 지금 학생들도 체벌을 하는 선생님과 안하는 선생님하고는  학습분위기가 교실분위기가 천지차이다......좋은 글 매우 고마워....
서옥하
선생님 노릇(?)도 참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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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인
자대에 갔을때 3훈 5계 라고 해서 외우고 벽에 붙여 놨던 기억이 있는데...거기에 구타금지가 있었지? 아직 기억하고 있는동기 있으면 올려봐...소원수리 받으러 와서 다 쓰고 걷어가지고 대대본부로 가서  문제(?)  될만한 것은 대대 인사계와 상의(?) 하더라구   나중에서야 알았지 
서옥하
3훈 5계? 있엇던것 같은데...! 다 까먹었다(ㅜㅜ)! 기억나는게" 하나 나는 부대의 책임자(?)임을 명심한다. 하나 나는..."하고 시작했던것 같아! 그런데 5계에 구타금지가 있었군? 전혀 기억이 안나는걸 보니 내가 개판으로 군대생활을 한거겠지!

소원수리 조작(?)을 잘하는게 군대에서는 능력인지도...! 소원수리 받으러 오기전에 미리 정신교육이라는 명목으로 문제가 될 수있는 소지를 없애는 일이 많았을걸! 나는 별로 안해보았던것 같지만...!
엄기준
한겨울에 웃통벗고 드럼통을 여러명이 어깨에 메고 연병장을 뛰게했지~~~
서옥하
여기도 군단장처럼 "너희는 하나다!, 한ㄴ이 잘못하면 다같이..." 하면서 단체 얼차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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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소원수리"

나는 최전방 GP에서 산신령처럼 지내는 바람에,
병들 구타는 커녕, 어영부영~ 같이 놀았었지..

말하자면, 내 딴에는 되~게 잘해 줬다고 생각했는데..

제대하는 넘 한 명이 사단에서 소원수리를 썼는데,
"소대장이 순찰도 안 돌고, 날짜판도 안 돌리고, 맨~날 소대장 방카에 쳐박혀서 꼼짝도 안 한다"
라고 하는 바람에...   em13.gif   (사실대로 쓴 거였지만..)

작전참모가 느닷없이 드리닥쳐, GP가 발~칵 뒤집어지는 곤욕을 함 치루었지..

결국..
심산유곡에서 캐온 더덕 한박스와, 몰래 담가놓은 머루주 한통으로 입막음을 했지만..     em76.gif ㅎ ㅎ ㅎ
서옥하
가만보면 편하게 잘해준다고 고마워하지 않는 ㄴ들도 있는가 비여???
어느 쪽이 정답(?)인거야? 찾지도 못하겠지만 당시의 내소대원들은 무슨 소원수리를 썼을까? 예상(^^) % ㅋㅋㅋ!

1. 인간적으로 (말만?) 잘해주어서 고맙다!  50%
2. 겨울철에 알통구보같은 비인간적인 훈련을 하다니 지나치다!  (20%)
3. 걸핏하면 성질 내면서 발길질 해댄 소대장은 각성해라! (20%)
4. 두고보자! 사회에서 만나면 웬수를...(10%)

em55.gif

아미타불! 업보(^_^)로세...!
이승준
글쎄..

잘 해준 건 고맙지만..
막상 제대하고 나가면서 생각해 보니,
"소대장이 저러면 안되겠다" 싶은 충성심, 애국심..
 뭐.. 이런 것들이 발동하지 않았을까..

나라를 위해서는 잘 된 거지 뭐..
덕분에 남은 소대원들이 좀 괴로웠겠지만..em3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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