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아침 7시 연안부두에 집합하도록 되어 있어 전날 저녁 인천 도착. 인천에 사는 친구 유광택 동기를 만나 한 잔!! 유광택 동기가가 색소폰 연주를 들려준다기에 카페에 갔다가 즉석 열린음악회!!! (마침 나와 함께 출장간 장학사가 클라니넷 전공자여서 제법 들을만한 연주회였음 : 자평)
** 광택이와 헤어진 후 숙소로 오는 길에 들린 연안 부두 근처 선술집. 혀끝에서 알싸하게 전해지는 홍어회 맛이 나그네의 객수와 어우러져 별미다. 대폿집 벽에 이런 낙서가 있었다. "신은 물을 만들고, 인간은 그 물로 술을 만들었다!!" 데폿집에서 만난 어느 아줌씨(사진) 왈 '나 이혼한 지 몇년됐지요---' 그래서 뭐 어쩌자는거야? 새삼 요즘 여자들 참 무섭다는 생각을하며, 촌놈 겁먹고 얼른 숙소에 들어와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진짜 배를 타야하니까---. ㅎㅎㅎㅎ
** 백령도 전경. 우리나라에서 여덟번째로 큰 섬. 군사분계선을 머리에 이고 서해5도 중 가장 최북단의 섬 백령도!! 심청전의 배경. 주민 수만큼 해병대 장병이 주둔하는 섬. 얼마전 '천안함' 사건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섬!!!
**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4시간 반만에 백령도 도착!! 멀미약에 취해 내내 잠만 잤더니, 경치 구경은 하나도 못했음. 옹기포 선착장에 도착!! 까나리젓이 유명한 고장답게 선착장에서 우리를 반기는 것은 젓갈담은 통 통통등----. 가운데 통일염원탑이 우뚝 세워져 있었다.
** 도착하자마자 먹은 까나리액젓국물로 간을 한 냉면, 그리고 편육---. 짠지 통만두도 있었는데??? (품평 결과 평양 옥류관 냉면보다 한 수 위라는데, 맛이 아주 담백하고 깔끔했다)
** 용기포선착장 건너편에 있는 '사곶해변'. 전시에 비행기 활주로로 쓰였을 일 정도로 딱딱한 모래뻘(규조토). 전 세계에서도 두군데 밖에 없는 희귀한 곳으로 천연 기념물(391호)로 지정된 곳이다. 버스가 막 달려도 끄떡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 <심청각>. 북한의 옹진반도와 백령도 사이의 급류와 소용돌이가 바로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이다. 몸을 막 던지려는 순간 뒤를 돌아다 보는 심청이의 눈빛이 결연하고 애초롭기만 하다. 맑은 날에는 저 건너 웅진반도가 빤히 건너다 보인다고하는데, 안개가 짙어 아쉬움을 더해준다.
** 백령도의 절경 두무대!! 선대암, 형제바위가 장관이다. 금강산 해금강, 거제도 해금강에 버금간다고 하는데 바위빛이 대체로 붉은 빛깔을 띠고 있다. 저 건너에 장산곶이 위치한다. 몽금포타령이건가? '장상곶 마루에 ~~에에, 북소리 나더니~~이 이~~이'(후배 장학사와 잠수함 바위에 걸터앉아 기념 촬영)
** 두무진항. 줄에 걸려 건조되고 있는 바닷고기들----. 그들에겐 돌아갈 바다는 없다. 아니 예전에 헤엄치던 바다는 이미 전설이다. 잊혀진 꿈이다. 그들도 한 때는 심해를 해쳐 다니던 고기였다.
** 1896년 세워진 우리나라 두번째 장로교회인 <중화동교회>한국기독교 100년사를 한눈에 보도록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개신교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이 백령도를 전초 기지로 삼았던 것이 아닐까? 기독교의 역사를 간직한 섬이라 그런지 대체로 바닷가는 샤머니즘이 주류인데 반하여 이 섬은 기독교인이 약 70%가 넘는다고 한다.
** 중화동 교회를 돌아 바닷가로 나오니 용트림바위가 안개 속에 우뚝하다. 가마우지와 갈매기들이 생존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가마우지가 그렇게 영악하다는데------. 절벽에 걸터앉아 가뿐 쉼을 몰아대는 갈매기의 모습이 위태롭다.
** 파도에 깎인 돌들이 마치 콩을 쏟아 놓은 듯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콩돌해안>. 파도가 들이쳤다가 나가며 물 빠질 때 소리가 참 정겹고 흥겹다. '자글자글 자자작 자작----'
** 콩돌 해변에 위치한 주막집에서 동동주 한 잔!! 최근에 이렇게 입에 착착 감기는 막걸리를 마셔 본적이 있던가? 문득, 서울 경동시장 등등을 전전긍긍하면서 유난히 막걸리를 탐닉하는 어느 전임 사령관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간되면 꼭 가보시길-----. 마른 안주가 멸치인줄 알았는데 저것이 바로 까나리란다.
** 연화리 바닷가. 심청이가 연꽃이 되어 떠내려와 닿은 곳이란다. 천안함 사건이 저 먼 앞바다인데 시야가 맑지 못해 감흥은 깊지 않다. 미역 줄기를 줏어 말리는 할머니들 모습에서 질박한 삶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우리 체험연수단 일행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 공양미 삼백석으로 부모의 눈을 뜨게 한 심청이의 슬픈 사연이 묻어나는 연화리. 천안함 우리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이 통일의 꽃으로 피어나 승화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마치 철조망 속에 갖혀있는 듯한 분단 현실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절로 마음이 아려온다.
** 심청각 아래고봉포구에 위치한 사자바위.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위만 보면 뭔 이름이라도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갑다. ㅎㅎㅎ
** 행운이라해야하나? 결국 안개가 너무 짙어 출항예정일에 배가 뜨지 못하여 하루를 더 묵게되었다. 일기가 고르지 못한 경우 어떤 연수단은 무려 일주일간 백령도에 붙잡혀 있었다고 한다. 집에 딸아이가 해병대에 간 애인 면회 간다고 백령도로 간다면 일기예보 잘보고 보내야 한단다. 며칠 배가 못뜨면 이런 보리밭 싹 망가진다더라. ㅎㅎㅎ
** 드디어 배가 출항한단다. 마치 고립된 섬에서 구출된 로빈슨크루스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날씨가 나쁘면 이렇게 백령도에 왔다가 일주일까지 붙잡혀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강원도 산골의 고립감도 섬의 고립에 비하면 별거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다.
** 작별이 아쉬운지 갈매기들이 내내 선미에 매달려 따라온다. 갈매기를 이렇게 가까이 본 적이 없었다. 아무튼 2박 3일의 아쉬운 여정, 안녕 백령도야!!
제주도와 마라도에 출몰하더니 연평도에 까지
조금 있으면 울릉도 독도까지
삼도수군통제사를 넘보는구나 ㅋㅋㅋ
안보체험은 최근 천안함사태로 최적지 같으이 또한 해병정신이 충만함으로 안보교육이 튼튼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