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불러 준 평창에서 듣다.

자유게시판

울산에서 불러 준 <겨울연가> 평창에서 듣다.

조주현 20 914
모처럼 저녁 식사 후 운동 삼아 걷고 있는데, 띠리리리~~ 휴대폰이 울린다.
울산 최군단장이다.
 '오늘 나캉, 현식이캉, 순호캉, 찬집이캉 뽈치고 저녁 묵으러왔다가 니 야기 나와서 전화 안했나?'  새해 인사겸 어쩌구 저쩌구 몇마디 나누고는 차례로 바꾸어준다. 금년에도 한번 만나 운동하고 고래고기 안주 삼아 술한잔 먹으면 얼매나 좋을꼬? 타령이다.
'평창은 춥제?  전방 잘 지키거레이----.  찰칵!!'

1월도 벌써 중순이 지났다. 금년도 1/24 이 바람처럼 스쳤다. 
그게 세월인게지, 싶은데도 영 아쉽다.
시간이 세월로 느껴지면 늙었다는 징조라고 했는데, 그래서 올해부턴 꼭 일기를 써야지 새해 벽두에 철떡같이 스스로 다짐했건만, 뒤적거려 보니 한달도 못가 듬성듬성 못 쓴날이 더 많다. 
허우적거리기만했지 뭐하나 건진 거 없이 세월의 강을 건넌다.
그 강을 무심히 건너며 이번에도 여지없이 <刻舟求劍(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반복하게 될터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던 밤길에 받은 전화여서 그런지, 이 시간 어디에선가 나를 기억하고 이야기를 건네는 벗이 있음은 정말 은총이다. 낼 모래가 벌써 대한(大寒). 평창의 칼바람이 꼭 여민 옷소매로 사정없이 파고들지만, 저 바람도 동기로 인해 훈훈해진 마음까지 얼게하지는 못할거라는 생각에 행복하다.
'이젠 나이도 생각해서 쪼끔씩만 묵고 일찍들 들어가거레이---' 말을 채 건네기도 전에 전화는 털커덕 끊긴다. 술잔을 마주한 그들의 정다운 담화가 환청처럼 웅웅거리며 들리는 듯 싶다. 

<겨울연가>의 주 촬영지인 평창에 거하면서 새삼 '연가'의 의미가 샤방샤방 가슴에 영롱히 어린다. 순전히 그네들의 덕이 아닐 수 없다.
오늘같이 추운 겨울밤. 그 밤하늘 중천에 기생 눈썹인냥 유난히 선명한 초생달이 눈에 잡힌다. 멀리 있어도 저같이 또렷한 윤곽으로 가슴을 파고드는 우리 동기의 우정처럼!!!
대관령 중턱이지만 평창은 그리 춥지 않다.
멀리서 동기들이 불러주는 <겨울연가>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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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이명희
조시인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최해원
거긴 마이 춥쩨 ??
울사는 완전 봄이다 봄 !!!
쪼끼도 벗어삐고 티쎠츠바람으로 운동을 마쳤따 !!
너거는 방학또 엄냐 ??
마님 뫼시구 함 댕겨 가거라 ~~~~~~~`
엄기준
초승달 같은 눈썹...
주혀니 외롭니~~~
김현식
많이 춥지~~주소 갈켜줘라~~~회사 돗바 보내 줄탱개~~
조주현
감사!! 막 자랑하며 입구다니려네 ㅎㅎㅎㅎㅎ. 보낵 때 돗바 주머니에 고래고기 한근만 넣어서 보내주면 안될꼬?  ㅎㅎㅎㅎㅎ. 이건 농담이고 정말 늘 감사허이. 평창에서는 뭘보내나? 땔나무나 한단 묶어서 보내드릴까?
박성렬
이게 만약 어젯밤 일이라면... 그 전화 내도 받았다.
나캉 통화할때엔 해원이도 살짝 간듯 하더만... 이혼을 한대나 어쩐대나...ㅎ

내는 조박사 맴 이해한다...
삼척에서 뻑하면 비상 걸어 밤새 빨아대다가..
평창 숲속에 같혀 살자니 그렇게 맨날 달이나 쳐다보고 그러지...ㅉㅉ
저녁먹고 할일 없어 운동삼아 걷는다는걸 보니...알만하다...
불쌍한 우리 조박사 어쩌냐...
조주현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기가 삼척보다 더 빨아대네요. (안주만 바뀌었음. 회에서 대관령 한우 및 삼겹살로------) 요즘 체중이 급격히 늘어 신발끈 매기도 헉헉거린다오. 그래서 오래살자구 몸부림치는 중입니다. 그렇지않고서야 이 엄동 설한에 왜 밤길 헤매고다니겠소? ㅠㅠㅠㅠㅠ  참!! 사령관직도 내려 놓았는데 언제 평창 한번 오시기요. 승래불러 용평에서 한잔하며 오리지날 <겨울연가>를 부르시지 않으시려우? ㅎㅎㅎㅎ
이승준
오~호~
대~단한 필력이시네...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서정적이라..
"서정시(抒情詩)" 라고 해야 하나..

잘~ 한 번 다듬어서, 어디 한번 내~ 보시지요..
송재용
한 편의 동화 같다. 모레 봄세!.......
조주현
쉬잇! 비밀이네. 다녀와서 터트려야 약오르는 친구들이 많을걸세 ㅎㅎㅎㅎ
박성렬
비밀은 무시기.. 재용이가 이미 동네방네 다 떠들어서 알만한 넘들은 다 알고 있다.ㅋ
강원도 대표빨대 오신다고 재용이는 요즘 몸 만들고 있드만...
최해원
푸하하하하하하하 ~~~~~~ 탐라사령관이 군사령관한테 보고하는건 정식보곤데 재용이 니는 별떨어진 직전군사령관껜 머타러 보고허냐 ??
우리같이 보안유지 잘되는 현역 장군들끼리 소곤데는 비밀이야 새 나갈끼 없따만 ㅉㅉㅉㅉ
동경사령관 주량은 빛고을 엄공, 울산 현시기도 못당하는 강적일세 ~~~~
참고로 그양반은 안주가 좋으면 술을 물로 바꿔버리는 비결을 갖고 있따네 !!ㅋㅋㅋㅋ
송재용
직전 사령관! 과대포장과 와전, 유언비어 날조죄로 추포령을? .....
박성렬
재용이한테 추포 당하는건 한개도 무섭지 않다.  왜냐면 말이죠..
같이 주구장창 마셔만 주면 되니까.ㅎ
조주현
나 이거야원!! 온 동네방네 소문 다 났구랴. ㅎㅎㅎㅎ---. 작년 11월에 20년전에 고3 담임했던 애들 반창회에 초대받아갔는데, 아시아나 항공에 다니는 제자 녀석이 집사람과 다녀오라고 항공권 2매를 선물로 주길래 일이 바빠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에 모처럼 시간을 내어 다녀 올 참이었네.  됐나? 이 사람들아? 요즘 마누라 앞에서 "이봐, 선생할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야하는거 아냐?" 큰소리치며 목에 잔뜩 힘주고 있음!!  ㅎㅎㅎㅎㅎㅎ---- 재용!!(우리 아들 이름도 재용인데---- ㅋㅋ) 제주에 도착하면 전화함세!!
김현식
그랴! 자알 댕겨 오니라~~모처럼 마나님 뫼시고 해외 나들이 인데 많이 보고,묶고,좋은 시간 맹길어 마나님 감동해서 잊어버린 기 되찿도록 서비스 받아  이 불쌍한 중생들도 보고 따라하게 상세하게 결과 보고 하거라~~~ㅋㅋㅋ
" Have a nice day'
최종왕
재용아 탐라국 사령관에게 아직 신고하지않고 개기는 그노마 니가 전화해서 빠따좀 쳐라
주현이도 시간되면  한번 같이 만나보고~
한은섭(한전근무 가평 화력발전소 소장에서 지난달 날라 갔는데 탐라국 사투리 해석하는라 헤메고 있을것이다.사택에 혼자 있을것잉게~  한은섭(011-9737-5142)
백장현
조 장학관의 객회심사가 잘 표현된 한 편의 아름다운 수상.
초생달과 함께
훈훈한 동기들의 우정이 추위를 물리고 사르르 녹아내린다.
멋지다.
이태백과 맞짱뜨도 되겠다.~~~
임우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자진1D
이글을 주현이 제주 도착해서 올레길 한바퀴 돈 후에 보니 감회가 새롭네
재용이가 주현이 아들이라고
그라면 부자가 맞술?
친자는 휴가나왔는데 집에서 당직근무 시켜놓고, 양자와 탐라국에서 말고기 안주삼아  전국팔도 통신 검렬중
KT에서 심야 통화 폭주로 단말기 먹통된다고 엄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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