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은 새로운 만남을 기약할 수 있어서 좋다. 또다른 만남은 설레임의 끝자락이다.
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떠남'은 즐겁고, 일상에 숨어 있던 객기(客氣)를 발동하게 한다. 2008년 3월 8일 이른 아침. 우리는 한껏 부푼 기대를 베낭에 담아 걸러메고 삼척행 버스에 오른다.
오늘 처음 만났어도 오랜 지기(知己) 같은 느낌이 드는 동기생들. 그래, 우린 지난 30년간 이 모진 세상의 풍랑을 잘도 버티어온 진정한 전우(戰友)요 전사(戰士)다.
오늘은 그들과 함께여서 더더욱 즐겁다.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일망무제'라고 아는가?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강릉을 거쳐 옥계에 다다르면 만나는 대양의 활원함!!!! 탁 트인 장쾌함!!!
도시의 빌딩 숲에서 일상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던 폐쇄와 밀폐. 그로부터 벗어난 순간에 접하게 되는 이 광활한 자유 앞에서 우리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어울리지도 않을 뿐아니라 작고 불편한 치장을 하며 살았던가를 깨닫게 된다.
어지러운 일상을 벗어던지고 잊어버리는 사이 우리는 문득 <망상>이라는 곳에 서 있었다.
오늘 산행의 목적지 삼척 미로면 쉰움산. 두타산 자락 아래 웅크리고 있으면서 산으로 오를까 바다로 내 튈까 머뭇거리는 사이, 쉰개의 바위 우물을 다다르면 만나는 대양의 활원함!!!! 탁 트인 장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