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필자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을 인솔하고 터키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야외무대의 공연을 약 3,000명 정도가 관람을 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1부 공연을 50분 정도하고, 2부에는 우리 전통무용단이 약 50분 정도 공연을 했다. 그리고 3부에는 소녀시대와 같은 국악의 걸그룹이 국악기와 바이올린 등 서양악기가 혼합된 소위 퓨전음악을 연주했다. 그런데, 이때 사람들이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가는 것을 보았다. 왜 가느냐고 물었더니 저런 퓨전은 우리가 더 잘하기 때문에 볼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한국의 전통음악 아름답고 최고다”였다.
이 상황을 통해서 나는 많은 시사점을 느꼈다. 국악 공연에서의 퓨전은 국내에서 국악을 대중화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일지 모르나, 특히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혼합된 공연은 세계 무대에서는 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물론 실험적 공연은 제외하고 말이다). 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대중음악의 틀 안에 국악적 요소가 들어있다.
2013년 10월 23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8억뷰(현재는 44억뷰를 돌파하였지만)를 돌파했다. 지난 2013년 7월 15일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발매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2013년 4월 13일 발표된 '젠틀맨'도 그 때 5억6천만 건 이상이 조회되었다. 두 곡의 조회 수를 합하면 23억 건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사실 그 무렵 유튜브 최다 조회수 1위였던 최고의 가수가 있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저스틴 비버’이다.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가 8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8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무려 3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3개월이 부족한 3년이 걸린 셈이다. 저스틴 비버와 비교하면 싸이는 1년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거기다가 18억뷰 이상이니까,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세계적인 가수라는 표현도 좀 부족한 것 같고, 메가울트라 슈퍼스타라고 당당하게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또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 남미, 아프리카 대륙까지 '강남스타일'의 열풍이 거세게 불어 닥쳤었다. 싸이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튜브 뮤직 어워즈’에서 3개 부문인 ‘올해(2013년)의 뮤직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 ‘유튜브 트랜드’ 후보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시골 아저씨같이 생긴 사람이 말이다.
2012년에는 세계적으로 싸이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국 최고의 팝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든가, 케이티 페리가 말춤을 배우겠다고 했다. 그리고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언론들이 싸이와 관련한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그러면, 예고한대로 '강남스타일'에서 ‘휘모리장단’이 어느 정도 사용되었는지 악보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악보 중 장단의 구음을 따라 해 보기 바란다. "덩 따따 쿵쿵 따따”. 상세한 분석은 ‘사물광대’의 리더 신찬선 박사(음악학, 동국대 겸임교수)의 도움을 받았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