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이야기(92) 택배오토바이 관리와 김유정의 동백꽃
지난 겨울은 많은 눈과 혹독한 추위로 제가 사는 춘천은 겨울내내 길이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특히 길가장자리에 얼어붙은 눈은 3월중순까지도 다 녹지를 않았고, 아파트 응달에 쌓인 눈들은 3월말인 지금까지도 남아있군요! 울산 군단장 최해원 중장 이야기로는 울산에는 3월 첫주에 벌써 개나리꽃이 필려고 하고 있다는데, 이쪽은 3월 마지막 주인데도 겨우 생강나무(동백꽃), 산수유 꽃이 힘들게 눈을 떴습니다. 김유정의 동백꽃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동백꽃은 진짜(?) 동백이 아니라 생강나무의 강원도 방언(?)입니다.
1년전 겨울에는 가끔 오토바이 타고 춘천근교를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는데, 올해는 11월부터 2월까지거의 4달동안 엄두도 못냈습니다. 지하주차장에 쳐박아 둔채로 두었다가 2월말경에 한번 탈려고 했더니 시동도 안(ㅠㅠ)걸립니다. 가끔 예열도 해주고 배터리 관리도 해야 한다는데 게으른 탓에 쳐다보지도 않았더니...!
3월초에 큰마음 먹고 오토바이 센타에 가서 배터리를 지원받아 겨우 시동걸고 지하주차장에서 끌어내어 배터리, 플러그, 필터를 교환(11만원)하고 좀 탈려고 하는데 추워서 엄두가 안납니다. 겨우 1시간 몰아보니 온몸이 꽁꽁 얼어 다시 지하주차장에 봉인! 그날이 울산군단의 최해원, 김현식 두친구가 문상하러 춘천까지 온 날입니다. 감기만 걸렸습니다.
다행히 3월 2째주부터는 기온이 좀 올라서 일주일에 한두차례씩 타고 다녔습니다. 어제(3월 24일) 일요일 모처럼 탈려고 했더니 다시 온 꽃샘추위 때문에 쌀쌀! 먼지가 뽀얗게 앉은 오토바이를 끌고 셀프세차장에 가서 500원 동전넣고 먼지 좀 씻어내었습니다. 오토바이 사고 두 번째 세차! 1년에 한번씩 세차해주니 오토바이가 불평(^_^)이 많을 것 같군요! 물기를 닦기 귀찮아서 말리기도 할겸 가까운 김유정 문학관으로...! 작년에는 못본 동상 두 개가 새로 생겼군요!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의 봉필(욕필)씨가 딸 점순이 키를 가르키며, 키가 커야 장가보내주지 하고 우기는 장면!
동백꽃에서 옆집 처녀가 닭싸움 시키는 장면! 소설속의 인물 표현들이 재미있어서 혼자서 빙긋 웃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에는 들병이, 주모같은 당시 어려웠던 여성 이야기가 많아 좀 어두운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면도 강하더군요! 동네 마름과 머슴의 다툼을 소재로 한 봄봄은 우수우면서도 굉장히 사실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춘천시 증리(시루 甑)에 있는 이 마을(강원도 사투리로 실레마을)에서 실지로 있었던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라는군요!
옛날 읽었던 소설의 현장을 가까이서 볼수 있는 곳에 산다는 것도 작은 행복이겠지요! 모두들 좋은 날들 되십시요!
고흥 시골에서 4km나 되는 등교길 근처에 동백섬이라 부르는 조그만 동산이 이맘 때 쯤이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었던 아련한 추억이 생각납니다. 생강나무가 방언으로 동백나무라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여긴 벗꽃이 만발하여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다네 봉필이가 점순이 장가 보내준다는걸 시집보내준다고 수정해야것네 나무박사님이 산수유를 생강나무 방언으론 동백나무라 갈카준거 고마버용 동백꽃은 빨간색인데 잠시 핫갈렸었네요 비탈에선 추우니까 빨간꽃이 노랗케 되는줄 아랐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