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송창애 초대전 (제4회 ETRO 미술대상 은상 수상 기념전)
04. 워터스케이프_물꽃 1613, 122x122cm, 장지에 청분, 물 드로잉, 2016
송창애 작가노트
[워터스케이프_水流花開]
1. 물(水)
워터스케이프(Water_scape)는 ‘물 풍경’으로 ‘물(水)로 그린 물(物)그림’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은 작품의 소재, 주요 표현기법, 그리고 그 안에 함축된 의미 모두를 담는 하나의 그릇이다.
2. 이수관지(以水觀之)
물로써 세상을 보다. 이수관지는 나의 예술관을 관통하는 핵심사상이다. 이는 장자의 이도관지(以道觀之: 도를 천지만물의 근본원리로 보는 세계관)에 근거하여 도를 물로 대치한 것이다. 노자는 도무유수(道無水有: 도는 없고 물은 있다)라 하여 모든 자연물 중에서도 물을 도(道)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삼고 만물의 이치를 물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나의 작업은 물이라는 메타포를 통한 생명의 근원과 본질, 그리고 존재의 원형에 대한 시각적 고찰이다.
3. 물아일체 (物我一體)
물아일체는 물(水)을 통한 물(物)과 나의 혼연일체를 뜻한다. 주체와 객체, 관념과 현실, 물질계와 정신계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항대립적 관계로부터 벗어나 사물과 내가 하나 되는 비분별지의 세계를 추구한다. 이것이 내가 물로써 물을 그리는 가장 큰 이유이다. 즉, 물의 재현적 이미지가 아닌 물자체의 속성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둔다. 흐르는 물을 분사하여 그리는 ‘물드로잉’은 나만의 독창적인 표현기법으로, 고도의 집중력과 몰입을 요한다. 물의 완전한 통제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순간의 직관과 본성에 집중한다. 서서히 의식이 사라지며 무아와 무위의 경지에 이를 때 비로소 기운이 생동하게 된다. 물과 내가 일체가 되었노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내내 나는 물과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곤 한다.
4. 수류화개 (水流花開)
물 흐르고 꽃이 피네. 이는 소동파의 ‘십팔대아라한송’ 중 아홉 번째 아라한에 나오는 문구(空山無人 水流花開)로 우주자연의 섭리를 의미한다.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음(無爲)에도 불구하고 천지만물은 스스로 자기존재를 성립시키며 저절로 움직인다(自然). 따라서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물처럼 흐르고, 흐르는 모든 것은 유연하며 살아있다. 모든 존재는 꽃과 같다. 자신만의 고유한 생의 에너지를 품은 꽃이다. 나는 물과의 일체를 통해 나만의 고유한 내재적 에너지를 꽃의 형상을 빌어 드러낸다. 짙푸른 심해 속에서 피어난 물꽃은 불완전한 존재의 완전성에 대한 원초적 그리움의 은유적 표현이다. 생명을 흠뻑 머금은 물꽃은 나의 현존재의 산물이자 본성회귀에 대한 표상이기도 하다.
주경임 작가노트
나의 작품은 섬유예술의 현대적 기술력과 정체성 형성의 탐구를 접목시킨 결과물이다
나는 내가 창출하는 모든 형상에 자아의 정체성을 주입시킨다. 즉 작품세계에 가장 강력한 기초가 되어주는 것은 자아 정체성을 찾으려는 나의 노력인 것이다. 또한 전통과 기술의 혁명이라는 이분법은 나의 작품에서 합목적적으로 중재되고, 조화로운 공생속에 함께 발현될 것이다.
이 홈피가 할성화 되면 여러 모로 좋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