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중 ‘한류와 4차 산업혁명(2)’는 지난 회에 이어 문화와 문명사적 테두리 안에서 정치, 경제 등을 들여다보며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BBC는 "1990년대 한국의 자유화 분위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투자를 만들어냈고, 아시아권에선 미국보다 한국이 만든 프로그램에 더 공감했으며, 중국 프로그램보다 정서적으로도 구미에 맞았다”라고 분석했다. 한국 드라마 팬인 영국 작가 테일러–디오르 럼블은 "세련되고 화려한 연출, 환상적인 내용으로 현실도피에 알맞았다.”라고 하면서 "특히 부채 ‧ 실업 등 경제적인 문제들은 팬데믹을 극복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세계인들의 인식 변화는 한국의 발전된 정치와 경제적 상황의 결과에 의한 것이라고 볼 때, 현재의 한류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정치와 경제적 발전의 모색은 더 적극적으로 필요한 사항으로 여겨진다. 그 발전적 모색은 문명사적으로 ‘산업혁명’을 가져다준 ‘새로운 길’의 모색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산업혁명’은 일반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어오다가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에 의해 학술용어로 정착되었다. 토인비는 기술적 혁신으로 인해 나타난 사회 ‧ 경제적인 큰 변화를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산업혁명의 주요 내용으로는 급격한 인구의 증가, 농촌 인구의 상대적인 감소, 기계의 발명과 공장에 의한 수공업의 대체, 부의 축적과 자본주의 출현, 공장 시스템 하에서의 노동자의 지위 약화 등을 언급했다.(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태유 글 참조)
산업혁명을 1차와 2차로 구분한 것은 생물학자 패트릭 게데스(Patrick Gedds), 경제학자 데이비드 란데스(David Landes) 등에 의해서이다. 일반적으로 1차 산업혁명은 1780년 경 영국에서 일어난 석탄, 야금, 직물 혁명, 그리고 2차 산업혁명은 1870년 경 독일과 미국에서 시작된 전기, 화학, 강철 혁명으로 정의한다. 또한, 란데스는 2차 산업혁명을 화학과 전기과학의 극적인 발전 및 내연기관과 같은 에너지원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정의한다.
3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논의는 사회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의 저서 『탈 산업사회의 도래』에서 시작되었다. 벨은 사회발전 단계를 산업화 이전 사회와 산업사회, 그리고 산업화 이후의 사회로 구분하고, 산업화 이후 세계를 정보와 지식이 주요 자산인 사회라고 규정한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정보화 사회이다.
4차 산업혁명은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다보스포럼 회장이 주창한 개념으로서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의 초지능(super intelligence) 기술이 인간과 사물 간에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소통체계를 구축하여 생산과정이 최적화되는 산업혁신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들이 물리적, 디지털, 생물학적 공간에서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이것이 기존의 산업혁명과 구별되는 본질적인 차이점이라고 강조한다.
토마스 무어(Thmos Moor)는 하루 6시간 노동으로 삶을 풍족하게 영위할 수 있는 세상을 유토피아(Utopia)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현대 산업사회는 이미 유토피아에 매우 근접한 사회라고 볼 수도 있다. AI와 로봇이 본격적으로 생산현장에 투입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하루 3시간 남짓 또는 주 3일 노동으로 모든 근로자가 풍족하게 삶을 영위한다고 할 수 있는, 그야말로 현대인이 꿈꾸는 유토피아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토피아 세상이 도래하여 많은 여가 시간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은 결국, 여행, 체육, 취미, 오락 등의 활동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런 활동의 상당 부분으로 인해 화물의 적채가 이루어지고 여객의 폭발적 증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최근 베니스, 암스테르담 등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관광객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주민들의 삶에 지장을 초래하는 바람에 취해지는 조치라고 한다.
이러한 화물과 여객의 폭발적 증가 추세는 기존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