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은 수년 전 조종동기회 홈에 올린 글임......)
때는 1981년 7월경 장소는 원주 횡성 비행장이었다.
제77수송고정익항공기정비지원대 (일명 : 77비행대)에서 선임장교 겸 시험비행 조종사로 근무 할 때였고
그날도 아침에 정비가 끝난 비행기 출고 전 시험비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보급장교 김대위(학군16기 고정익 조종 82기)가 다가 오더니 같이 타겠다고 해서
지상 점검을 마친 뒤 김대위를 태우고 관제탑으로 부터 이륙 허가를 받아 활주로에 정대하고 스로틀 레바(POWER 전달 장치)를 앞으로 밀면서 이륙하였다.
(여기서 잠깐 77비행대를 소개하면 육군의 고정익 항공기의 2/3 를 보유하고 운용 중인제1야전군과 제3야전군 예하부대의 항공기에 대한 3단계정비<항공기 분해조립 수리>를 제공하는 부대임)
날씨는 쾌청하고 바람도 잔잔하여 비행하기에 딱 좋은 상태였다.
처음 이륙 활주는 부드러웠고 엔진과 모든 비행계기는 정상이었다.
잠시후 이륙속도에 도달하여 조종간을 살짝 당겨 바퀴가 활주로 면에서 살짝 떠오르고 곧바로 가파른 상승 비행 중 프로팰러 RPM이 2000까지 (정상범위는 2300RPM) 올라 가더니 갑자기 1700으로 떨어지면서 비행기에 약한 진동이 왔고 RPM은 불규칙하게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었다.
스로틀 레바를 앞으로 끝까지 밀어도 1800 (정상범위2300을 엄청 벗어난 것임) 이상 회복되지 않았다.
스로틀 레바가 먹히지 않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비행 경험상 짧은 시간 그러다가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기 때문에 계속하여 상승자세를 유지하려 하였으나 최소의 이륙 속도인 85MPH는 커녕 70MPH도 유지하기 힘들었고 프로팰러 RPM도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경우의 원인은 주로 날개에 있는 연료탱크를 가득 체우지 않고 두면 밤사이에 그 공간에 밤낮의 온도차로 인해 탱크의 윗쪽면에 생긴 물방울이 떨어져
바닥 아래 가라앉아 있거나 또는 연료 주입 시 부주의로 다소의 물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을 제거하지 않았을 때 이륙 중에 엔진으로 물이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비정상적인 엔진트러블이 가끔씩 발생하지만 조금 지나고 항공유가 들어가면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므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조종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엔진의 동력이 금방 회복되지 않으니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이제 비행기 엔진동력은 수평비행도 힘들만큼 1600RPM으로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고도계를 보니까 500 피트(150미터)였고 뒤를 보니까 김 대위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비상착륙해야 한다고 큰소리를 질렀다.
비행기의 항법계기판을 제외한 모든 동력계기판은 위험선인 래드칼라를 가르키고 있었고 동체는 마지막 몸부림을 하는 듯 심하게 흔들렸다.
이상태로는 아무리 긴급조치를 한다고 해도 도저히 정상적인 착륙절차를 따라서 비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순간적인 판단으로도 정상적인 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다음 순간 불시착을 생각하고 비행기가 실속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의 활강속도를 유지하려고 조종간을 살짝 앞으로 밀어 기수를 낮추어 하강비행 자세로 변경하였다.
고개를 돌려 방금 이륙했던 활주로와의 거리를 힐끔 보았는데 기수를 180도 돌리면 활주로까지 간신히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이상 수평비행은 고사하고 하강비행 자세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RPM은 1500에서 움직이고 있었으며
조종간의 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진동은 더욱 심하게 오고 있었다.(비행기가 양력을 받아 날 수 있는 한계점에 오면 진동이 오게됨)
지금 위치에서 불시착을 한다면 바로 밑이 바위와 구덩이가 많은 강바닥.........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민가가 있어 비행기를 살리기는 커녕 민간인과 나의 목숨까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고
더이상 생각할 겨를없이 기수를 오던 방향으로 180도 급선회하여 돌리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비행장 관제탑을 향해 긴급 비상착륙 요청을 하였다.
"횡성 타워! 횡성 타워! ROKA 123 ! MAY DAY! MAY DAY! MAY DAY!"(비상구난 통신)를 외쳤다.
나를 뒤이어 이륙하려던 공군 비행기들은 다행히 이륙하지 않았고 ACTIVE(이륙 대기선)에서 이륙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관제탑에서는 나에게 착륙방향을 선택하라는 무전이 왔고 동시에 모든 비행기의 이착륙을 중단시키고 나에게 EMERGENCY 착륙을 승인하였다.
관제탑의 비상착륙 허가를 받고 비행기가 실속하지 않도록 기수를 거의 45도 이상 낮추었으나 RPM이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겨우 실속을 벗어날 정도의 속도를 유지했다.
그리곤 이륙했던 역방향으로 비상착륙울 위한 APPROACH를 했다.
비행기에 진동은 더 심하게 왔고 이제는 고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더이상 손을 쓸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기수를 낮추고 최소한의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면서 비행기가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꼴이 되었다.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불과 수십초의 짧은 시간에 수십번 기도를 했다.
재발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라도 닿게 해 달라고.........
몸부림 끝에 비행기는 비행장 끝 강 뚝방 울타리를 아찔하게 스칠듯 넘어RUN OVER AREA를 겨우 벗어난 활주로 끝에 아슬 아슬하게 털썩 내려 앉았고
순간 비행기와 나를 살렸다는 안도감에 비오듯 쏟아지는 얼굴의 땀을 손으로 훓어내렸다.
공군에서는 사고를 대비하여 비상대기조와 불자동차가 Taxy Way에 대기하고 있었다.
관제탑에서는 비행기와 조종사의 이상유무를 물어왔고 응급지원 필요여부를 타진하여 왔다.
다행히 비행기는 그때까지도 저속 RPM을 유지하고 있어 자력으로 움직일 수 있었고 공군 구난팀의 에스코트로 계류장에 들어 오는 순간 엔진이 정지하였다.
비행기 엔진과 모든 스위치를 OFF한 뒤 내리니 부대장, 정비장교,정비사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은 체로.......................부대장에게 비행임무 종료 신고를 했다.
내가 탄 비행기가 이륙 상승시 불규칙한 엔진소리와 상승각도에 이상이 있슴을 알아차린(통상 시험비행시 정비장교와 해당 정비사는 이륙시 비행기 상태를 지상에서 관찰함) 정비장교와 부대원 군속들이 나와서 비행기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정비고에 입고 후 비행기를 분해하여 조사를 하여 보니 엔진 피스톤 링 파손으로 세개의 실린다 내부에는 엔진 오일로 가득차 있었다. 즉 8개의 실린더 중 3개가 멈춰버린 것이었다.
오일 탱크에는 오일이 밑 바닥에 조금 깔려있는 상태였고 조금만 시간을 더 끌었더라면 엔진에 불이 났거나 엔진이 STOP되었을 것이고 곧바로 추락했을 것이다.
그 10여분 남짓한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아마 그때 강바닥에 불시착했거나 정상적인 착륙절차로 한 바퀴 돌았더라면 비행기는 말 할 것도 없고 나와 김대위도 지금 이렇게 살아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부대장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이륙 전 비행점검을 꼼꼼하게 하지 않았다고...........그리고 이륙상승 Leg에서 급선회를 했다고...........(점검을 해도 엔진 속까지는 볼 수 없슴).
나는 또 정비장교와 정비사들에게 두번다시 실수가 없도록 특별히 당부(기합)를 하기도 했다.
이륙시에는 비행기가 가장 힘이 많이 필요할 때이고 또 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180도 급선회는 익단실속을 유발하기 때문에 곧바로 추락할 수 있는 무척 위험한 것이었다.
그 사건 이후 시험비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절감했었고 시험비행 이륙 전 지상점검을 세밀하게 하였으며 시험비행 조종사 2년 동안 무사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나는 땅에서 생활해서 잘 모르겠으나,
그런 아찔한 면이 있었구라 !
한마리의 새처럼날기에 좋은 일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아는 친구 하나는 공군 준위데 군산비행장에도, 광주비행장에도 근무하는 데
주로 전투기를 정비 한다고 하더라.
세심한 성격이 있어야 하고 자기 자식처럼 만진다고 그러더라고 ?
수 많은 경험과 경력이 있어야 겠지만 ~~~~~~~~
항상 감사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꼭 내가 비행하는 것 같다야~
구사일생 했네~
하기야 이런 일을 수 없이 겪어야, 제대로 된 조종사가 되겠지만~
이 스책터클한 스토리를 읽고 이곳에 댓글 안 남기고 가는 동기들께서는 독수리 타법이라서
못 남기고 가는 것인가? 아니면 바빠서 칙간에서 거시도 마무리 하지 않고 옷 추켜 올리고 나가시는 것인가? 김수원 동기의 Long history를 계속 받아 볼려면 동기들의 뜨거운 관심이 았어야
지속적으로 올라 올 듯 싶습니다. 요즈음 겨울철이라서인지 우리 홈피가 너무 써~얼~렁~ 합니다. 우리 모두 따뜻하게 분위기 온도 1200도까지 올립시다!
승준 동기 말대로 숨가쁘다! 그때 수원 동기는 짧은 시간동안에 옛추억을 포함 별별 생각들이 번개불처럼 스쳐갔겠지!
김형목 동기말대로 한번 더(^_^) 사시는거니, 즐겁고 재미있는 인생을 보내시기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즈음은 한국이 미워키보다 훨~ 더 춥네요! 여기는 지난 초겨울 날씨로 돌아가서 요즘음
좋습니다그려, 이곳 사람들 이상 기온이라고 아우성이며,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입니다. 추위에 건강관리 잘 하이소~!!!
내가 조정사가 되는 기분으로 땀나게 읽었네요.
저가 항공을 타고 여행을 할 때 느끼는 기분은 늘 불안해요.
정비나 제대로 했을까? 노후화된 기계 때문에 쉽게 고장이 나지 않을까?
만일 내가 비행기 추락으로 간다면 보험금이 너무 적을텐데 ...
좀 더 준비해 둘 걸 ...등 잡다한 생각이 날 때도 있답니다.
세상에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조물주께서 기회를 더 준 걸로 생각하고 열심히 사시기 바라오, 김수원 동기!
홈피에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고 ......
매번 빙기타고 이륙할때마다 기장과 승무원들이 긴장하는게 저래서 그런거였구나 ~~~~
수원아 !! 저위에 형모기 말데로 새로사는 인생 아이가 이번달 울산군단 참모회의에 참석해서 니인생 내인생 우리들 인생 새로 멋찌게 꾸려 나가자 ~~~ 문무대로 입소해라 !!!!
야 이제 우리 15기 홈피에도 비상이 걸렸구나야
모두들 정신이 바짝들었지
열심히들 들락 거리고
요즈음 출근들이 뜸한 오래전 단골들도 많이 불러오자고
이런 실감나는 야그를 우리만 본다는것이 아까워
George/죠오~지! 잘 지내고 있는 감? 너가 이렇게 실감나는 야그를 느낀 적이 있었는가?
군생활 빡~게게 한 빈병 출신 장교가 이런 스릴을 느꼈을까? ㅋㅋㅋ 지금이라도 느끼니
다행이다. 아마 GP근무 동기들 그곳에서 근무하는 중에 항상 이런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근무 하였을 것이다. 물론 고 신기철 중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
그곳은 더워서 추위를 피부로 느끼기에는 거시기 하겠고, 추운 곳보다 더운 곳에서 건강관리가
더 어려운 법이다. 건강관리 잘하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도이ㅓ George 사면령이 떨어져야
귀국인가?
George, 백악관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저멱 만찬 초청장 가지 않았더나? 버락 버씨인지 오바마 오씨인지 가족 친지들 한테 저녁 만찬 초청장이 모두 발송 되었다 카데~~!!!
나는 옵서버로 참석키로 했는데~~~, 그 대께서는 ?
12/6일 마닐라 대사관에 가서 내가 좋와하는 대통령 후보에게 한표 콱 찍어주고 왔다
내가 찍으면 틀림없이 당선 또 당선이야
뭐야 이거 아까는 너무 빠른시간안에 글을 올렸다고 쫓아 내더니만
주소를 잘못써서 몇바퀴를 헛돌다 아까 오후에 받긴 받았는데~~ㅋㅋㅋ
12/6일 마닐라 대사관에 가서 내가 좋와 하는 그분에게 한표 콱찍었다
혹시 당선되면 30년 해외 귀양살이에 면죄부를 주실련지 말려는지~~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