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은 도둑질을 참 잘 한다.
자연과 우주를 훔치고 사람들의 마음까지 훔쳐낸다.
음악가는 아름다운 새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 시냇물 소리 .. 를 훔치고,
춤을 추는 발레리나나 댄서들은 온갖 동물과 생물체들의 꿈틀거림과 격정적이고 유연한 삶의 동태들에서 모방하고 훔쳐온다. 그래서 살을 찌운다. 자신의 음악 혼과 미술 혼 예술 혼을 ...
특히 정택영 화백은 더욱 그렇다.
작년에는 유려한 수채화로 파리의 에펠탑과 센느강을 훔쳐와서 한껏 자랑하더니 올 해는 3천년 전에 미라의 손아귀에 있던 씨앗을 훔쳐와서 자연과 우주, 그리고 우리 주변의 삼라만상과 오버랩을 시켜가며 위에서 옆에서 밑에서 다각으로 포커스를 맞추어 씨앗을 움틔우는 호흡을 길고 짧게, 때론 거칠고 부드럽게 내뿜고 있다.
작년에 훔쳐온 에펠탑 센느강을 제자리에 돌려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연초에는 영육을 너무 혹사시켰는지 병원에 보름간이나 누워 있었다는데 ...
언제가 그에게 물었다. "다들 미친 유화를 좋아 하는데 왜 초딩이나 좋아 할 수채화냐?"
그의 대답은 "45년이나 그림을 그렸지만 수채화를 그리지 않으면 손 끝이 무디어지고 감각을 잃게 되더라. 나는 진짜 환쟁이 잖아..."라는 것이었다.
아직도 배가 덜 고프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부인의 내조만 먹고도 100살까지는 환쟁이로 넉끈하게 살아갈 영혼의 부자 내외다. 신앙은 무서운 괴물처럼 느껴진다. 그 내외를 볼 때마다 ...
그는 이 시대 진정한 환쟁이고, 글쟁이고, 말쟁이고, 파리에서 몸부림치며 뒹글고 있는 배고픈 공자요 노자다. 어제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곳, NGallery에 걸린 그의 추상화들은 객지 파리의 각박한 삶 만큼이나 거칠고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자상하고 따스한 마음 만큼이나 부드러운 생명의 씨앗, 시간의 씨앗, 소망의 씨앗, 마음의 씨앗, 김씨 이씨, 박씨 ... 들이 모태 속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같은 시대 같은 나이 같은 밥과 술을 먹고 마시며 내뱉는 말과 글인데 내 입과 손끝에서는 아직도 탁하고 어지러운 세속의 소리요 흙탕물 같은 부끄러운 것들 뿐인데 청림! 그의 손끝은 이순의 나이 만큼 부드럽고 정갈한 속삭임이며 여전히 푸른 숲속만큼이나 싱그럽고 신선함으로 우리의 소망의 씨로 다가오기에, 매료 하기에 충분하다.
청림 내외의 영육간의 건강과 평화를 빌며 가난한 예술가를 사랑하는 동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어제 알시오콰이어의 축가는 천상의 하모니로 들리더라.
- 장마에 NGallery의 초대전을 다녀와서 -
김일현 총장께서 애써 영상 편집을 하여 올려 주셨네요. 감사 ^^
개인전시회를 축하드리며,,,예술성이 뛰어난 좋은작품을 보니 매우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습니다,,감사합니다..
시간 되는대로 함 들러 보슈~
동기들의 격려가, 빠리에서 날아온 정화백에게는 큰 힘이 될거요~
http://elove.wo.tc/ExFd/8/946864226.pdf 브로쉐어 보기
http://elove.wo.tc/ExFd/9/679405887.pdf 출품 작품 리스트 보기
15합창단 몇 명이 중창을 해서, 분위기를 좀 띄워줬지~
뜨거운 함성과 함께, 앙콜도 나왔고..
많이 못 가서 아쉽기는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