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영의 생활칼럼 시즌 4] 제 5탄 - 해외에서의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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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영의 생활칼럼 시즌 4] 제 5탄 - 해외에서의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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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보기에도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빵점짜리 기독교인으로 살아왔다. 비즈니스를 하며 늘 바쁜 나날이었고, 신실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언제나 핑계를 대면서 살아왔다. 더욱이 모든 사물을 세상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생활하였기에 탕자의 생활이나 진배없었다. 항상 나 자신이 최고인 삶이었다. 사실 나는 불교 가정에서 태어나서 고향마을 감악산 연수사의 연등에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어릴 적에 시골 예배당에서 나눠주는 사탕과 과자를 얻어먹으려고 몇번 갔었지만, 나에게는 교회가 그저 놀이터였다. 중학생 때는 단짝인 친구를 따라 성당에서 성경 공부도 하고 미사에도 참석하였다. 하지만 거창의 집 옆에 있던 전도관에서 새벽기도시간에 큰 소리로 울면서 기도하셨던 친구의 어머니가 마냥 으스스하게만 느껴졌던 학창 시절이었다.


3695730634_KOnRBV4Q_7bc2657ee088fa0a98fb2bbce70ed9c316cbfbb6.jpg2001년 부활절에 세례를 받고 있는 필자

싱가포르 주재 시에 다니던 성당도 술과 담배가 허용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미사 후에 교우들과 골프를 치는 재미가 너무 좋았다. 제사보다는 제삿밥에 더욱 관심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홍콩에 정착한 후부터는 아내의 종교를 따라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였고, 평신도 생활을 거쳐서 집사 직분을 받고 35년째 다니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일요일마다 교회 예배당에 입장한 후 하나님의 구원을 믿는 착실한 양으로 변하였다가 교회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모든 성경 말씀을 잊어버리는 치매 현상이 일어나는 불치병 환자였다. 고백하건대 나의 경우는 주일예배 중에 설교 말씀이 영락없이 자장가로 들려 깜빡깜빡 조는 때가 많이 있었다. 그럴수록 이러한 불량 신도를 자랑스러운 신도로 대해 주시며 항상 격려해주시는 목사님이 존경스러워 교회 생활을 그만둘 수 없었다. 물론 우리 가족은 전부 교회를 같이 다녔고, 나는 교회에 갈 때만큼은 항상 가족들의 든든한 운전 담당 집사였다.


3695730634_bYeG8WdM_613ba4dd3b982cd20999acebc75db7ffabffe927.jpg아버지학교를 수료하고 느낀 소감을 발표하는 필자의 모습

신앙심이 가장 희박한 나였지만, 아들딸이 항상 좋은 신앙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은 가장 강렬하였다. 따라서 하나님이 벌을 주셔야 하는데 교훈을 주신 것임에 틀림없다고 느꼈다. '사스'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던 2003년에는 홍콩 제일교회에 개설된 일주일 과정의 '아버지학교'에 등록하였다. 신실한 아버지와 남편이 되어보려는 각오로 열심히 전과정을 수료하였다. 아빠로서 부족했던 점도 많이 깨닫고, 아내에게 사과 편지도 전달했다. 하지만 아버지학교의 약효는 두달이상 가지 못했다. 나는 두 달에 한 번씩 '아버지학교'가 필요한 사람인 것 같다.


2012년, 딸아이의 혼사 날짜가 결정된 후 결혼식의 주례 선생님을 모시는 것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였다. 다행히도 사돈댁에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딸내미를 위해서 어릴 때부터 딸의 신앙을 이끌어주신 홍콩의 윤형중 담임목사님을 주례로 모시는 것을 흔쾌히 동의해주셨다. 윤 목사님의 미국 방문비자가 몇 해 전 거절당했던 기록이 있었기에 그 당시 비자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딸내미의 기도와 설득력 있는 편지를 제출받은 미국영사관에서 비자가 무사히  발급되었다. 홍콩한국선교교회는 원래 중국 실크로드를 생명 길로 바꾸는 사역을 위하여 노래 선교를 바탕으로 복음을 전하는 교회였다. 윤 목사님은 우리 가족을 1994년부터 거의 30년 동안 영적으로 이끌어주신 분이라 보람이의 결혼식 주례 선생님으로 미국 달라스까지 모시고자 했다. 딸아이 결혼식이 있었던 달라스는 미국에 있는 신랑의 부모님이 이민을 가서 처음 정착한 곳이라 신랑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었다. 딸아이의 결혼식과 관련하여 우리 교회의 선교사역에도 매우 유익한 일이 일어났다. 결혼식에 참석한 후 목사님은 달라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신학대학교의 하버드라고 불리는 사우스웨스턴침례교 신학교를 방문하셨다.


3695730634_VSqziZ4b_7f971340aedf35f8754543112102031ef223cd39.jpg미국식 결혼예식순서에 맞춰 하객들앞에서 딸과 댄스를 하는 필자 

당시 윤 목사님의 생명 길 선교 사역(Life Road Mission)에 대한 원대한 꿈은 홍콩에서 선교지 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생명길 신학교 설립에 정점을 두고 있었다. 딸아이의 결혼 장소인 달라스에 이러한 유명 신학교가 위치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기막힌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는지 그 당시에는 알 길이 없었다. 결혼식 참석 후 담임 목사님의 사우스웨스턴침례교 신학교 방문은 성공적이었다. 윤 목사님의 비젼과 생명길 선교회 사역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 대학 측에서 대표단을 홍콩에 파견하였다. 그 후 몇 차례의 교류 후에 사우스웨스턴침례교 신학교와 생명길 선교회는 상호 MOU를 체결하게 되었다. 이것은 홍콩 정부의 인가를 받아 2018년에 개교한 '생명길 신학교' 사역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2022년에는 벌써 2회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2012년 결혼식에 참석한 해부터 시작해보면 6년 만에 이루어진 결실이었다. 어쩌면 딸내미의 결혼식이 딸의 이름(보람)같이 우리 교회의 축복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한편, 윤 목사님은 바쁜 목회 활동 중에도 학업을 지속하여 선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생명길 신학교의 초대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우리 가족 신앙의 보금자리인 홍콩한국선교교회와 세계 최고의 신학교가 협력하여 윤 목사님의 비젼을 통해서 홍콩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보여주시니 경외스럽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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