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여름은 너무나 뜨거웠습니다. 헉헉거리며 숨을 몰아쉬던 숲속 나무들도
줄곧 몸을 비틀며 땅속 어딘가에 있을 수맥을 찾아, 죽도록 뿌리를 뻗은 듯합니다.
봄부터 시작됐던 그 긴 싸움의 끝은 과연 어딜까요?
그렇듯 살아있는 것들이 모두 다 보이는 만큼 주어진 것으로는
스스로를 다 채울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아니 어쩌면 차고 넘치는 것까지도 버리거나 나눌 수 없는 습성 때문에
오히려 하루하루가 더 힘겨운 것은 아닐런지요.
작은 기쁨으로는 크게 웃지 못하고
큰 슬픔의 눈물도 그리 오래가지를 않앗습니다.
한때는 가슴을 매몰차게 도려냈던 숱한, 어린 죽음들에 대한 애태움으로
눈물이 또 하나의 바다를 이룰 듯했는데 정작 사막처럼 타들어간 그 자리엔
벌써 식어버린 희뿌연 재만 남아...
컥, 컥,
메마른 기침만 토해내고 있군요.
사랑으로 위장됐던 이기심은 갈수록 뻔뻔한 몸짓으로 변하여
마침내 어린죽음들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정녕 돌아올 수 없는 그들,
결코 한마디로 토해낼 수 없는 그들을 대신해 엄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댔지만
그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아우성일까요? 누구를 위한 몸부림이었을까요?
뜨겁던 여름이 다 가고 햇살이 길게 자리를 폈던 십리도 넘는 신작로 변엔
코스모스가 떼로 몰려와 모락모락 그리움을 피워 대더니
어느새 그들마저도 시간의 저편으로 미련도 없이 발길을 돌려 버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끝이 없을 것 같았던 그 기나긴 여름도, 잠시나마 우리들 가슴에 머물러
그리움을 피워대던 가을의 향취도 벌써 끝입니다.
늘 그렇게 세월은 기척도 없이 우리 곁을 스쳐가는 낯선 흐름일 뿐인데도
우리는 또다시 필요없는 무게로 가슴속에 세월의 의미를 채워 가겠지요.
정녕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기억의 저편에 버려둔 채 말입니다.
이제 눈이 내리고 머지않아 우리는, 이 한 해의 끝을 붙잡고 서서
아듀! 2014년!을 외치게 되겠지요.
지워지지 않는 슬픔과 떨쳐지지 않는 후회, 그리고 벗을 수 없는 오명들을
가슴에 가득 안은 채 말입니다.
그런데도 돌이켜보면 폭풍우처럼 밀려 왔다가는 슬그머니 썰물처럼 빠져가는
사람들의 약삭빠른 변심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슬픈 메모 한 줄로 남을 이야기들......
우리는 언제나 그렇게 한해한해를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내년, 그날이 다시오면 하얀 국화꽃 몇 송이 허공에 뿌리며
떠나간 그들이 그립다 말을 하겠지요.
결코 잊을 수가 없어서 가슴속엔 숱한 무덤들만 즐비하다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들은,
또 다른 슬픔을 버릇처럼 낳는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왜? 우리는 빤히 보이는 것을 볼 수가 없을까요?
다시는 없어야할 일들이 반복되는 이 가슴 아픈 현실 앞에서
이제 우리는 우리들 자신에게 더욱 더 냉혹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하여 정녕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주저없는 우리들이 되기를 간절이 빌어보며....
희생자의 영전에 작은 마음을 바쳐봅니다.
2014년 12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우보


잘 읽었습니다.
행운이 가득한 을미년 새 해를 맞으세요. ^^
언제나 계절의 변화는 무상함이지 !
우리네 인생도 흐르는 물과 같이 중년의 세월을 지나는 것을 ~~~~~
환갑도 지나고 인생의 뒤안길로 접어드는 시기에,
배려와 베품으로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을 ~~~~~~~
을미년 한해도 좋은 일들이 많이 있기를 전북 군산에서 빌어 보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