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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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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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1

BTS와 아미 현상(2) 

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BTS와 아미가 만들어가는 상호 협력적 관계는 이제 우리 시대의 ‘현상’이 되었다. 


‘현상’은 사물이나 어떤 작용이 드러나는 바깥 모양새라고 한다. 아미의 현상은 스타를 향한 취향 팬덤을 뛰어넘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 자발적 연대로 생겨난 팬덤으로서 차별에 저항하는 집단지성이 구현되는 아주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집단 지성 중에서도 결속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으로서의 ‘사이버 공간’을 코스모피디아로 부르고 있는데, 아미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코스모피디아에서 개개인의 발화가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서로의 자리에서 보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미는 이미 BTS만의 팬덤이라고 선언했듯이, BTS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열광, 기쁨, 기원(care) 등의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물이나 어떤 작용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사랑, 보살핌, 열광으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팬덤들이 공유하는 사랑의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인 BTS가 원치 않는다면 싸우다가도 결국에는 뭉친다. 또 그 대상이 추구하는 선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같이 가고 싶어 하면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정치 사회에 적극 참여한다. 이런 것들이 집단에 매몰 되지 않고 서로 보완하는 ‘코스모피디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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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는 주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활용하며 교류한다. 이런 플랫폼은 수평적 문화를 만들며 자발적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소위,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점조직의 구조인 것이다. 

일례로 월간중앙 기사에 의하면, 아미가 ‘히잡 착용은 강요가 아니라 아랍 여성들 의 선택’이라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때 전 세계 아미들을 위한 소통과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 계정 트위터가 별도로 운영되었다. 이런 경우, 보통 다른 팬 덤의 경우에는 특정 커뮤니티나 팬 카페 집행부끼리 방향성을 결정하게 되는데, 그러한 체계와는 결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2022년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개최된 "BTS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것은 주로 아카팬(aca-fan) 아미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한 컨퍼런스 로서 사흘 간 총 25개국에서 500여명이 참여하였다. ‘아카팬’이란 뜻은 특정한 대상에 대한 팬이자 연구자인 학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카팬으로서 "BTS학술대회”에 참가했던 이지행 박사의 말에 의하면, "아미는 모든 사소한 사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자기들끼리 싸운다. 안 그러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2018년 빚어진 BTS와 일본 작곡가 아키모토 야스시의 협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다. 당시 한국 아미들은 BTS가 친일 프레임에 얽힐 것을 우려해 결사 반대했다. 해외 아미들은 "회사와 아티스트의 예술적 판단에 팬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토론 없이 보이콧하는 행태는 파시즘과 다를 바 없다”라고 한국 아미를 비판했다. 최종적으로 BTS의 소속사는 우익 성향과 여혐(女嫌) 논란에 휩싸인 일본 작곡과와의 협업을 백지화했다. 

이지행 박사는 아미가 다른 팬덤과 다른 이유는 ‘성찰’이 가능한 팬덤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 BTS의 한 멤버가 원폭 티셔츠를 입어 한일 간 갈등 상황이 부상하게 되었다. 이 때 한국 팬, 일본 팬, 미국 팬, 동남아 팬 등이 각 나라의 입장에서 자기네들의 과거사를 거론하며 분란이 일었는데, 역사적 지식이 있는 아미가 논문 수준의 백서를 쓴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몰랐던 자기 나라의 역사적 사실 들을 새로 학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검증된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제시하자 더 악화될 수도 있었던 사안이 서로 배우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미의 ‘성찰’은, BTS 멤버 자신들이 뭔가를 실수하면 그것을 되돌아보고 또 거기에서 배우고 그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 것에서 영향을 받은 탓이기도 하다. 

아미의 또 다른 특징은 ‘상호 케어’라고 이지행 박사는 강조한다. 오직 아티스트에 게만 향해 있는 팬덤이 아니라 ‘아미’는 팬들 간에도 상호 케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커리어(career)를 자문해주는 계정을 두고 아미끼리 서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일에 서로 매칭 해주는가 하면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계정도 있고, 심리 상담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계정도 있다. 특히 자살 충동이 생긴 아미에게 24시간 상담을 해주는데 의사 아미, 변호사 아미 등의 전문직 도 참여하여 서로 도와주는 등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와 같이 언제라도 아미에서 이탈할 수 있지만 팬덤 내 서로 케어해주는 힘 때문에 아미의 결속력은 특별한 관 계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은 ‘힐링’이었다. 아미는 종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아미는 보통 팬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부 스타 팬덤은 윤리적 판단이 아니라 맹목적 추종을 한다. 그러나 아미는 하이브에 잘못된 점이 발생하면 기탄없이 지적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가자고 말한다.”고 하면서 "이런 아미의 활동 자체가 팬덤보다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고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주장한다. 이지행 박사도 "BTS에 공감하는 SNS로 연결된 글로벌 시민이 모여 최선을 다한 결과가 지금 아미의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BTS를 지킨 아미의 피 · 땀 · 눈물의 9년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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