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 유감12! 일본의 싸움 철학(?)
일본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싸움을 하는걸 보기가 힘듭니다. 요즘은 우리도 많이 없어졌지만...!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가 공부하던 4년동안 주먹다짐을 하는 광경을 딱 한번 보았습니다. 연구실 창문에 여러명이 코박고 쳐다보고 있기에 가보았더니 학교밖의 길에서 주먹다짐을 하는 싸움풍경이 보이더군요! 무척 신기해하면서 즐겁게(^_^) 관람하는 일본 학생들을 보면서, ???
일본도 사람사는 곳이고, 유도, 검도, 공수(극진가라테)같은 무술도장도 꽤 있고, 권투나 레슬링 등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째서 길거리 주먹싸움은 별로 없지? 하고 몇가지 생각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스모(일본씨름)를 보면 단판 승부입니다. 우리 씨름은 대개 3판 양승인데..! 우리는 한번 져도 끈질기게 재도전(^_^)을 하는 일도 많은데, 일본인들은 한번 지면 그걸로 끝? 이라서 그런가 생각했었습니다. 또 각종 무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기주니(^_^)처럼 점잖아져서 다른 사람과 싸우는 일이 적은건지도..?
물론 중, 고등학생들은 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일본만화에 나오는 주요 캐릭터중 하나가 싸움잘하고 여자 좋아하는 학생 깡패(?)이야기인걸 보면...! 요즘은 모르겠는데 당시만 해도 학생들의 교복은 우리가 학창시절 입던 교복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불량(?) 남학생들은 웃옷을 아주 짧게 줄여입거나, 망토처럼 늘려입고 카페같은데 앉아서 담배 물고 여학생들과 시시덕거리는 풍경을 몇 번 본적이 있습니다. 퍠션은 변하는 거니까 모르겠지만 여학생들은 짧게 줄인 교복치마에 약간 루즈한 양말을 신고 다니면서 불량기를 풍기는 학생들이 가끔 눈에 띠었습니다.
내가 살던 시영주택 부근에서 외국인 선교사가 고등학생 폭주족 들한테 집단구타당한 사건이 신문에 난적이 있었습니다. 밤중에 단지내 자판기코너에 담배사러 가면 자주 만나던 친구들인데 한번도 나한테 시비를 건적이 없어서 무척 얌전하다고 생각했다고 연구실에서 차마시는 시간(일본대학에서는 대개 오후 2시나 3시경이면 같은 연구실 선생과 학생들이 다모여서 차를 마시는 시간이 있는 곳이 많습니다)에 이야기했더니 “서상같이 싸움잘(?)하게 생긴 사람한테 누가 시비를 걸겠어? 당연하지!”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응? 보통 깡패라면 싸움좀 할 것 같이 보이면 일부러 시비를 걸기도 하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상대가 강해보이면 처음부터 몸조심하는게 좋다는 일본 생존의 지혜(?)인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싸움이 주로 맨손이지만, 일본의 싸움은 칼이 주무기였으니...! 코피나더라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칼을 쓴다면 좀처럼 싸움걸 엄두가 안나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생각하는 일본사람들이 싸움을 잘안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단 목소리가 낮고, 욕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일본어 욕! 빠가야로(馬鹿. 바보, 말과 사슴을 구별 못한다는 의미), 칙쇼우(畜生, 짐승, 주로 혼자말로 쓰는 빌어먹을..! 정도의 의미)정도라서 말 때문에 싸움을 할 기회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지요! 또 fuck같은 성기와 관련된 욕도 없습니다. 씨~입이나 조~옷같은 단어에는 오히려 앞에 존칭인 오를 붙입니다. 오망고(여성기), 오친친(남성기)같은 말을 보면 (존경하는) 보지님(^_^)! 자지님(^_^) 같은 이미지니까..! 그러니 욕하다가 시비붙을 일이 거의 없겠지요!
제가 일본어가 미숙한 시절 식당에 가서 우리나라 식으로 “아줌마 물좀 주세요” 라는 의미로 “오바상! 미즈 구다사이” 라고 했더니 그아줌마(?)가 화가 나서 “마다 오바아상쟈 나이요(아직 할머니 아니예요)”하면서 쾅하고 물컵을 내려놓더군요! 그때 같이 갔던 하숙집 동료가 ”서상 발음이 길어서 (오바상: 아주머니, 오바아상:할머니) 그랬지만 화내는걸 보니 일본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 나중에 알고보니 중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때그때 풀면 좋은데, 꾹꾹 눌러 참다가 폭발하면 무서운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배운 일본어! “스미마셍! 미즈 이타다께마셍까?(미안합니다. 물좀 (얻어)먹을수 있을까요?)” 라고 하는게 좋답니다. 저는 요즘도 식당에 가서 나이가 좀 많아보여도 아줌마나 할머니 라는 호칭은 잘 안쓰고 반드시 아가씨 라고 부르는데 그때 혼난 기억때문일겁니다. ㅋㅋ!
또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서 인사불성이 되는 일이 적어서, 다른 사람과 시비붙을 기회(?)도 적다는 것과 먼저 말한 것처럼 칼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왠만하면 싸움을 피했던 생존을 위한 풍습이 남아있는건 아닌가 하는 것이 사이비(^_^)일본문화 평론가(?) 서옥하의 짧은 소견입니다.
다음편은 친구들이 비교적 잘(?) 아는 일본의 술과 술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좋은 날들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