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상징적인 성(性)은 여성이라 할 수 있다. 바다의 신이 된 신남 마을 처녀가 성적으로 결핍된 상태에서는 그 마을 사람들이 평안과 풍요를 누릴 수 없다. 해신(海神)이 성적인 충족을 얻어야만 마을의 평안과 풍어(豊漁)를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남근을 깎아 해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전설과 목제(木製) 남근(男根)을 바치는 습속은 강원도 명주군 강동면 안인진 2리의 '해랑당(海娘堂)'에도 전해 왔는데, 그 내용을 간추려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에 바닷가 안인진 마을에 한 어부가 과년한 딸과 함께 살았다. 어느 날, 그 처녀는 바닷가에 나갔다가 한 청년을 만났는데, 그 청년을 사모하는 마음이 점점 깊어지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 그녀는 그 청년을 만나 청혼을 하리라 굳게 마음먹고, 그 청년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 청년은 벌써 고깃배를 타고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그 청년은 바다로 나간 뒤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 청년을 영영 볼 수 없게 되자, 처녀는 마침내 병이 들어 죽고 말았다.
그 처녀가 죽은 후 이 마을에는 고기가 전혀 잡히지 않을 뿐더러 연달아 재앙이 생기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마을 사람의 꿈에 그 처녀가 나타나서 말하였다.
"나는 시집도 못 가고 죽어 이렇게 원혼(寃魂)이 되었소. 내일부터라도 이 마을 높은 곳에다 나를 위하여 사당을 짓고, 남자의 신(腎)을 만들어 걸어 주시오. 그러면 고기도 많이 잡히게 될 것이오."
마을 사람들은 그 처녀가 말하던 대로 사당을 짓고, 오리목나무로 남자의 신을 만들어 걸어 놓고 빌었다. 그랬더니, 과연 그 이튿날부터는 고기가 많이 잡히므로, 어촌 사람들이 그것을 많이 만들어 걸게 되었다고 한다.
안인진 해랑당에는 1940년대까지 남근을 깎아 바치고 풍어를 기원하는 제의가 행하여졌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민속이 없어졌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에 이 마을 이장인 이천오(李千五)의 부인에게 해랑신이 덮쳐 미쳐가지고 밤낮으로 해랑당에 오르내리며, "내가 시집을 갈 터이니, 김대부신(金大夫神)과 혼인 시켜 달라."고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믿지 않자, 이장 부인의 병세는 악화되어 사경(死境)에 이르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동네 노인들이 상의한 끝에 '김대부지신위(金大夫之神位)'라 쓴 위패(位牌)를 만들어 놓고 '해랑신(海娘神)'과 혼인하는 제를 지내니, 이장 부인의 병이 나았다.
해랑신이 혼인을 하자 마을 사람들은 남근을 바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에 울진에서 온 큰 배의 선주(船主)가 고기를 많이 잡아가지고 가다가 해랑당에 소를 잡아 제를 지내며 남근을 깎아 달아맸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제를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다 고꾸라져 피를 쏟고 즉사해 버렸다. 그것은 남편이 있는 해랑신에게 간음을 시킨 죄로 신벌(神罰)을 맞은 것이라 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는 남근을 바칠 수가 없게 되어 현재는 제만 지내고 있다.<김태곤, 한국민간신앙연구. 서울 : 집문당,1983, 157쪽 참조>
이 이야기는 해랑당에 남근을 깎아 바치는 민속이 없어진 내력을 아주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 마을에서 오랫동안 해랑당에 목제 남근을 바친 것은 이들이 성기신앙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중지한 것은 이 마을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성기에 대한 신앙심이 약화된 때문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강화된 미신타파 운동과 폭넓게 자리잡게 된 합리적 사고방식, 그리고 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숨기려는 유교적인 체면의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남근을 깎아 바치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가장 심각하게 고민한 사람이 그 마을의 이장과 그 부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그것은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그래서 해랑신을 김대부신과 혼인시키고, 남근 바치는 일을 중지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해랑당에 목제 남근을 바치는 일은 마을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 누가 이긴걸까? ㅎㅎㅎㅎ, 그리고 너무 따져대지 말게. 자료 찾아 정리하느라 고생스러우니까!! 그대는 너무 지적 호기심이 많아 탈이야 탈!!! ㅋㅋㅋ
ㅎㅎ 바닷가 처녀 귀신 때문에 먹고 살던 무당들이 모두 실직 했겠군. 이건 청와대에 앞에 1인 시위감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