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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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2011-11-08, 13:26:22   
 
'호기심이 사라지는 순간 노년이 시작된다'고 일갈한 사람은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시몬느 드 보봐르였습니다. 모든 사람은 호기심이란 것에 의해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게 됩니다. 이 호기심에 의해 나른해진 일상을 일탈하게 만드는 힘이 생기기도 하며 지치고 정체된 마음에 불을 지펴 새로운 힘이 솟구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인간의 역사는 불타오르는 호기심의 발로에 의해 발전되고 쓰여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구촌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호기심의 발동에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시작합니다. 파리 거리에 떨어져 내리는 낙엽을 밟으며 사색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파리를 주저하지 않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만큼 파리는 자신의 생애를 통해 한번은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머리 속에 잠재되어온 곳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파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빼놓지 않는 곳은 물론 루브르 박물관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야릇한 미소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여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에 꼽히는 루브르- 이것은 그리 쉽게 태어난 것이 아닌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거의 팔백여 년 전부터 국왕의 성채를 축조한 것을 시작으로 왕정, 공화정을 거쳐 혁명기를 거쳐 오늘날의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태어났음을 말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25여 만점이 소장되어 있다는 것에도 놀랄 일이지만 매년 이 박물관을 다녀가는 사람들이 거의 천여만 명이라는 수에도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건물의 구조도 중세 궁전에 초현대식 유리 피라미드를 접목시킴으로써 가히 파리가 조화의 도시임을 느끼게 합니다.
수많은 관람 인파는 거의 일년 내내 매표소 앞에서 장사진을 이루며 전시장 안으로 구름 떼처럼 흘러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몇 달을 걸쳐 보아도 못다 볼 전시품들을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치며 마침내 도착한 곳은 지금껏 호기심을 내려놓지 못했던 바로 미소를 머금은 한 여인의 초상 앞에서 입니다. 풍랑처럼 잦아들지 않던 호기심이 이 작품 근처에 다가서면서 점점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겹겹이 쌓인 인파, 키가 장대같이 큰 사람들의 뒷모습만 보이는 이 작품 앞에 다가서면서 기대하고 상상했던 호기심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인파에 가려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도 쉽지 않지만 작품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까치발로 치켜보는 불안한 시각으로는 감상이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 앞에는 헤아릴 수 없는 인파가 발 디딜 틈도 없이 늘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모나리자의 미소- 아, 그녀의 미소를 보기 위해 길고 긴 줄을 기다려 마침내 그녀 앞에 서는 순간을 맞이하는 정경입니다. 하지만 많은 대중들은 이 모나리자의 작품이 무슨 가치와 작품성이 있는지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려서 어떤 시각적 효과를 주고 있는지를 감상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500여 년 전, 이 작품이 그려진 그 이후로 끊임없이 생산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일화와 이 작품에서 새로운 이미지가 발견되었다는 루머와 보도들 때문입니다. 작품의 모델이 남자였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기사, 작가가 동성애가였다는 소식, 눈썹이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색이 날아가 버렸다는 기사, 최근에는 2억 4천만 화소의 특수 카메라로 찍어보니 눈동자 속에 영문 이니셜이 쓰여져 있다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발견과 소식들이 생산되어 이 작품을 둘러싸고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이 여인의 야릇한 미소는 전 지구촌 사람들의 잠자던 호기심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의 도시 파리, 일몰 후 파리는 찬란한 야경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지만 대낮에는 분명 이 여인의 야릇한 미소가 세계인들을 향해 지어질 것입니다. 인생은 가고, 가난에 지쳤던 예술가도 스러져 다만, 그가 뱉어놓은 쓰라린 예술만이 영원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임을 이 파리에서 보는 것입니다. 그 미소를 보며 생각에 깊이 잠겨봅니다
<정택영(화가,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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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정택영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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