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영 회장의 생활칼럼] 제6탄 - Edmund Yao 와의 만남(최초 중국 방문 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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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영 회장의 생활칼럼] 제6탄 - Edmund Yao 와의 만남(최초 중국 방문 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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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9월 초에 싱가포르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본사로부터 홍콩지사장으로 갑자기 인사통보를 받았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홍콩에 주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본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바로 홍콩으로 이동하여 근무를 시작하였으나 당시의 중화인민공화국은 한국과의 외교관계가 없는 적성국가(敵性國家)로 분류되어 여행조차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따라서 홍콩에서 근무하는 한국 주재 지상사의 지사장들은 중공을 방문조차 할 수 없었고 비자를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3695730634_lVvy4oBI_c323fb0712c50aba93b1b6dc047d7ed7f5a14c05.png북경 공항에 도착한 김운영 회장(제일 왼쪽)

어느 날 홍콩 친구의 초청으로 홍콩에 있는 로열 홍콩 골프클럽에서 운동하는 기회에 Edmund Yao(姚先生) 라는 홍콩사람과 우연히 같은 팀으로 조인하게 되었다.


외모가 후덕하고 북경어(普通話)를 유창하게 구사하여 본인과 운동을 4시간 이상 같이 하면서 이런저런 서로에 관한 정보교환을 하던 중 원래 중국 상해 출신이며 어릴 때 중국을 떠나서 캐나다에서 정착 및 거주 후 몇 년 전 거주지를 옮겨와서 현재는 홍콩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미국 케터필러 중장비 회사의 중국 및 홍콩 에이전트 회사인 China Engineering Co.에서 영업이사로 근무하는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 당시 본인의 주요 업무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케터필러 장비의 자재구매를 담당하고 있었으니 서로 비즈니스도 가능한 만남이라고 생각되었다. 한 번 더 골프를 하자는 초청에 감사한 마음으로 다음 약속을 정했다. 사실 본인의 성격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낯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는 편이라 한 번만 만나면 쉽게 친구가 되었다. 


두 번째 만나 운동하며 한국 사람으로서 홍콩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말하면 가능한 도와줄 수 있다고 하여,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 당시 중공 방문비자를 적성국가인 한국인에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너무나 쉽게 당장 만들어줄 테니 인적 사항을 달라고 하여 지체없이 그 다음 주에 만나서 전달한 지 약 1달 후에 방문비자를 만들어서 본인에게 직접 전해주었다. 


요즘같이 여권에 찍어주는 비자가 아니라 별도 용지에 발급된 처음 보는 방문 비자였다. 당시에는 적성국가의 비자를 받았으니 불안하기도 하고 또한 신기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인으로서 정식비자를 받은 최초 몇 명 중의 한 사람이었으며 외교관계가 없었던 관계로 88올림픽 전에 양국의 국교 정상화와 중공의 서울올림픽 참여 권유 등 우리 정부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도 방문 시 하게 되었다. 정식으로 발급받은 비자가 거의 없었던 시절이라 기적 같은 일이 본인에게 순식간에 일어나서 황급히 모든 사항을 관련 기관에 보고한 후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3695730634_gJZV7z8v_1b4871930ab4b43c100d780b6d8897deec0b812f.png중국 관리들과 미팅 중인 김운영 회장과 Edmund Yao (왼쪽 첫 번째 Edmund Yao, 왼쪽 두 번째 김운영 회장)

또 다른 고마운 사실은 비행기 좌석 및 호텔 부킹 등을 메뉴얼로 하던 시절이었기에 거의 불가능하였던 여행 스케줄을 Edmund Yao가 완벽하게 예약하여 주었고, 북경을 비롯하여 상해, 광주, 서안, 항주, 소주, 선전 등 중국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중국의 지방정부 요인들과의 미팅을 주선하여 주었다. 2주 동안의 방문 중 Mr Yao의 소개로 만났던 각 지방의 성장(省長)과 서기(書記) 등 지방 관료들과의 교분은 그 후로 본인의 인생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3695730634_lUnKkR6Y_9cd298301f3f47dbcf7514482d2f0eaf381193af.png林漢雄 장관이 유원건설 최효석 회장과 김운영 회장을 접견 (왼쪽 김운영 회장, 중간 최효석 회장, 오른쪽 林漢雄 장관)

가장 중요한 사건(?)은 당시 중공의 지도자인 林漢雄(林彪의 조카) 건설부 장관과의 뜻깊은 만남이었다. 최효석 유원건설 회장 일행이 임장관 일행과 서로 만나서 유원건설과 중화인민공화국 국영 건설사와의 협력을 논의하였다.

 

임 장관과 Edmund Yao와 이 만남도 하늘이 맺어준 관계였다는 사실을 여행 중에 알게 되었다. Edmund Yao 가 캐나다에 거주 중 주캐나다 중국대사관에서 현지 채용직원으로 근무 시 어느 날 당시의 대사가 본국에서 유학 온 본국 지도자의 두 자녀를 잘 보살피라는 지시를 받고 자녀들의 배경도 모른 채 성심성의껏 이들을 보살폈고, 추후에 두 자녀가 본국 귀국 후 Edmund Yao를 초청하였고, 알고 보니 이들의 부친이 임 장관이었다는 것이다.


그 뒤 몇 년이 흐른 후 Edmund Yao는 홍콩골프장에서 우연히 본인과 또 다른 기막힌 인연을 맺었고, 중국의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인 임 장관과의 친분도 중간에서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북경 방문 후에 개인사업자로서 중국을 자주 방문하고, 공장을 운영하며 지방정부의 많은 중국 지도자들과의 교류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에 대부분의 중국 지도자들이 러시아어를 제1외국어로 배운 연유로 영어로는 서로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본인이 통역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의사소통함으로써 지속적인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3695730634_eCp8VbM4_42b262cdcd4e2a21de3beb2ca71e90284f631caf.png2021년 홍콩의 Balzano 본사를 방문한 Edmund Yao 와 함께한 김운영 회장 (왼쪽 두 번째 Edmund Yao, 오른쪽 첫 번째 김운영 회장)

아무튼 중국인들과의 비즈니스 교류를 더 잘 할 수 있었던 제일 중요한 요인은 Edmund Yao를 통해서 임 장관과의 만남 이후 중국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인간관계(關係)를 많이 넓혔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Edmund Yao 와는 요즘도 변함없이 연락을 유지하고 있고, 서로의 돈독한 우정은 3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우연히 이루어진 만남들을 뒤돌아보면 하늘이 '만남의 복'을 본인에게 특별히 주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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